의협 "정부와 대화 거부했다는 건 어불성설…증원부터 멈춰야"

비대위·차기회장 모두 "대통령실서 밝힌 5+4 협의체 들은 바 없어"
대한의사협회(의협)는 24일 '의사단체가 정부의 대화 제안을 거부하고 있다'는 정부 입장에 대해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무리한 증원 시도를 멈추고 머리를 맞대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택우 의협 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의협 비대위는 결론을 낼 수 없는 대화에는 참여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전달한 요청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기에 대화 테이블에 전공의와 학생들이 나갈 수 없었던 것이고, 이들을 배제한 대화는 의미가 없다. 이를 대화 거부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브리핑에 참석한 김성근 홍보위원장은 "대화라는 게 모여서 사진 찍고, 차 한잔 마시고 이런 것이라면 의미가 없다.

결정권 없는 사람들이 모여서 얘기하는 건 의미가 없다는 거고, (대화는) 결정을 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전날 장상윤 사회수석이 "정부가 일주일 전부터 5+4 의정협의체를 비공개 제안했지만, 의료계는 이마저도 거부했다"고 한 데에 대해서도 "들은 바 없다"고 일축했다.

정부가 언급한 '5+4 의정협의체'는 1대1로 직접 대화하자는 의료계 요청에 따라 의협,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대전협, 대한의대·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장상윤 사회수석,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 오석환 교육부 차관으로 구성되는 협의체로 알려졌다.

김 홍보위원장은 "'5+4'라고 이름은 잘 지으신 것 같은데, 그런 식으로 구체적으로 정부 측에서 누가 나온다며 대화를 제시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날 브리핑에 앞서 임현택 차기 의협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공식 또는 비공식 제안을 일체 받은 것이 없다.

대체 정부가 누구에게 제안했고 거절 받았는지를 공개적으로 질의한다"고 밝혔다.

의협 측은 의대 증원 원점 논의와 정부 행정명령 철회 등 기본 요구사항이 수용되지 않으면 대화에 의미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택우 비대위원장은 "적어도 전공의들에게 내려진 부당한 행정명령을 취하하고 증원 과정을 멈추는 것이 대화의 자리로 (의사들을) 이끄는 정부의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의협은 이날 오전 서울대 의대 교수 비대위가 "의사 수 추계에 관한 연구 논문을 공모해 이를 2026학년도 의대 정원에 반영하자"고 제안한 데 대해서는 다소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의협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해서 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 논의하고, 그 결과물을 받아들이자는 것은 의협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면서도 "기간에 대해서는 논의가 돼야 한다"고 했다. 의협 비대위 임기는 임현택 차기 회장 당선인이 취임하는 5월 1일 전일인 4월 30일까지로, 비대위 체제 유지 여부는 오는 28일 열리는 의협 대의원 정기총회에서 결정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