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위에서 일하고, 호캉스까지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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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리버시티' 계획서울시는 한강 위에 부유식 사무실, 음식점, 호텔 등을 조성하고 누구나 수상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시설을 설립하기로 했다. 물 위에 떠 있는 사무실에서 한강 경치를 즐기며 일하고, 퇴근 후에는 유람선에 올라 석양과 야경을 즐기는 일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2030년까지 5500억 투입
수상 오피스·호텔·푸드존 조성
여가·업무·문화 복합공간으로
잠실·이촌 마리나 2026년 개장
선박 계류 1000석 규모로 확대
오세훈 서울시장은 24일 ‘2030 리버시티 서울’을 위한 한강 수상 활성화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3월 공개한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후속편이다. 그동안 서울시가 수변 개발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수상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한강에서 자고 일하고 먹고
시는 한강을 일상, 여가, 그리고 성장의 거점 총 세 개 테마의 공간으로 재편할 예정이다. 수상 활동을 하는 시민이 없지는 않았지만, 한강공원에 연간 6900만 명이 몰리는 것에 비하면 한강 수상 이용객은 연간 90만 명 수준으로 적은 편이다. 시는 한강 수상 이용객을 2030년까지 10배가 넘는 1000만 명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총 5501억원(민간 3135억원, 시 2366억원)을 투입해 26개 사업을 추진한다.제일 눈에 띄는 부분은 연면적 5000㎡ 규모의 수상 오피스다. 오 시장은 “2021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문을 연 ‘플로팅 오피스 로테르담’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혔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켐핀스키호텔을 본뜬 4층짜리 수상 호텔(200실)도 생긴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연내 타당성 조사에 들어가고 2025년 민간 사업자를 선정한 뒤 2026년 착공할 계획이다.
한강의 경치를 보며 전 세계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수상푸드존’도 조성하기로 했다. 한강대교 중간에 있는 직녀카페를 서울 야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숙박공간으로 재정비해 이르면 올 하반기 문을 연다. 직녀카페 맞은편 견우카페 등 4개 카페는 서울의 유명 커피브랜드에 위탁을 맡긴다는 구상이다.
○보트·요트 댈 공간 확충
시민이 도심 속에서 수상 스포츠를 즐길 기회도 늘어난다. 보트 대신 높은 탑처럼 설치된 케이블을 활용해 수상 스키를 타는 ‘케이블 수상스키장’을 운영하고, 일부 단체 회원만 이용하던 ‘뚝섬 윈드서핑장’을 모든 시민에게 개방한다. 국내 최초로 가상현실(VR)·4차원(4D) 체험현실 기술을 활용해 수상 재난 대응법을 배우는 ‘수상 재난안전체험관’도 내년부터 조성에 들어간다. 보트 퍼레이드 등 다채로운 축제를 기획하고 국제 수상 스포츠 대회를 유치할 계획이다.시는 수상을 활용한 관광, 레저산업이 앞으로 도시의 매력과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용태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6445억원의 생산파급 효과, 2811억원의 부가가치 효과 등 연간 9256억원의 경제효과를 예상하고, 6800여 명의 일자리도 창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배 정박 시설도 늘린다. 서울 내 계류시설은 130선석 규모로 서울시에 등록된 동력수상레저기구 3042척(2023년 기준)을 다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주 본부장은 “서울마리나(여의도)와 5월 개장 예정인 서울수상레포츠센터(난지한강공원)에 더해 잠실마리나·이촌 한강아트피어 등을 조성하면 서울 내 계류시설은 1000선석 규모로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강아트피어와 잠실마리나는 모두 2026년 개장한다. 한강아트피어는 선착장과 전시장이 있는 복합공간으로 설계된다.시는 여의도 마포대교 남단에 대형 유람선이 정박할 수 있는 선착장을 오는 10월 개방하기로 했다. 또 5000t급 이하 여객선이 들어설 수 있는 국제여객터미널인 여의도 한강공원 서울항은 2026년 개항한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