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美대통령, 오늘 틱톡 금지법안 서명

"내년 1월 19일까지 매각 안되면 미국서 틱톡 금지"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는 소송 제기 밝혀
전문가들 "틱톡의 수개월내 매각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사진=AFP
거대 소셜미디어인 틱톡과 미국 정부의 실존적 싸움이 본격 시작됐다.

미 백악관은 24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미국 상원을 통과한 틱톡 금지 또는 자회사 바이트댄스의 틱톡 금지 법안을 이 날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상원은 하원에 이어 950억 달러 규모의 해외 원조 패키지 법안에 포함된 틱톡 금지법안을 압도적 표차로 승인했다. 4년전에도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틱톡과 중국 텐센트가 소유한 위챗의 금지를 추진했으나 그 당시에 비해 중국의 안보위협에 대한 분위기가 달라지면서 상하 양원에서 압도적 표차이로 통과됐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는 미국내 1억7,000만명 사용자의 표현의 자유와 틱톡에서 돈을 버는 개인사업자들의 이익을 침해한다며 이 조치를 중단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이 날 밝혔다.

이 법안에 따르면 틱톡은 미국내 활동이 원칙적으로 금지되며 미국내에서 계속 활동하기 위해서는 90일내로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틱톡을 매각하도록 하고 있다. 대통령은 매각에 진전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기한을 90일까지 연장할 수 있다. 대통령이 24일 법안에 서명하면 틱톡의 매각 마감일은 차기 미국 대통령 취임 하루전인 1월 19일이 된다. 그러나 로이터는 바이트댄스가 기한내 매각하지 못할 경우 바이든 행정부가 틱톡을 금지할 수 있는 더 강력한 법적 기반을 제공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보도했다.

바이트댄스가 틱톡을 매각하지 못하면 애플,알파벳이 운영하는 앱스토어 등에서 합법적으로 틱톡을 제공할 수 없다. 또 웹호스팅 서비스도 제공할 수없게 된다

이 법안은 또한 안보상 위협으로 간주되는 다른 외국 소유 앱의 판매를 금지하거나 강제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 정치인들은 틱톡이 미국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중국과 공유함으로써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험을 초래하며 중국 정부가 선전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며 수년간 조사를 진행해왔다. 바이트댄스와 중국 정부는 이 내용을 부인했다.

법적 소송이 시작되면서 틱톡의 인플루언서로 돈을 벌고 틱톡에서 상품을 팔아온 미국인들도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되며 틱톡측도 동영상 게시와 상품 판매로 생계를 유지하는 콘텐츠 제작자와 판매자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론 와이든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 법안이 “미래 행정부가 미국인의 수정헌법 제1조 권리를 침해하기 위해 남용할 수 있는 광범위한 권한을 제공한다”고 우려했다.민주당 상원의원인 에드 마키는 바이트댄스가 2025년 초까지 매각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아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매각은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거래중 하나가 될 것이며 수개월의 실사가 필요한 과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도 미국의 틱톡 금지에 대한 반격으로 보이는 행동에 나섰다.

지난 주 애플(AAPL)은 중국 정부가 중국내 애플 앱스토어에서 왓츠앱과 쓰레드 등 메타 플랫폼(META)의 앱들을 제거하라고 명령했다고 밝혔다.

2020년에 트럼프 전 대통령도 틱톡과 중국 텐센트 계열사인 위챗을 차단하려다 미국 법원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기각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는 젊은 유권자를 겨냥해 바이든의 틱톡 금가는 미국에 해로운 페이스북을 더 부유하게 만들 것이라며 과거 자신의 정책과는 다른 방향의 발언을 한 바 있다.

한편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정치인들은 틱톡금지 법안이 법률 검토를 쉽게 통과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일부 권리 단체는 미국 수정헌법 제1조가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몬타나주가 2023년 주에서 틱톡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을 때 틱톡과 콘텐츠 제작자 그룹은 이 법안이 미국 수정헌법 제1조에 따른 표현의 자유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블룸버그는 바이트댄스가 틱톡 매각을 최후의 수단으로 보고 있으며 법안에 대한 금지명령을 받으면 1년 이상 법적 싸움을 벌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가 인용한 미 의회 서류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작년에 연방 로비 활동에 870만달러를 지출했으며 올 1분기에도 270만달러를 쓴 것으로 드러났다. 또 플랫폼이 안전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오라클의 도움을 받아 미국 사용자 데이터를 보호하는데 20억달러 이상을 지출했다.

틱톡에서 돈을 버는 사람들은 다른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으며 이는 잠재적으로 메타플랫폼의 페이스북 등 다른 소셜미디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인기 있는 카누들 퍼즐 게임을 소유한 에듀케이셔널 인사이트는 제품을 마케팅하는데 수년간 틱톡 비디오를 사용해왔다. 이 회사의 수석 마케팅 관리자 알리샤 와이스는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잇지만, 현재로서는 틱톡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