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메모리 시장, 과거 호황기 수준"…예상밖 실적 기대감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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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예상밖 호실적올해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본격 개선되면서 과거 슈퍼 사이클 당시 호황기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 열풍에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늘어나는 등 제품 판매단가가 올라가고 고부가 제품 판매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매출·영업익 전망치 상회
업황 회복 주인공 'AI'…HBM 수요 늘었다
PC·모바일 부문 메모리 수요 성장 전망
SK하이닉스가 25일 컨센서스(시장 평균전망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발표하면서 이 같은 메모리 업황 회복세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HBM 강세에 더해 일반 D램 수요 증가가 예측되는 올해 하반기에는 업황 회복세가 더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 매출 71조원, 영업이익 6조6000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12조4000억원의 매출에 영업이익 2조8860억원을 올렸다.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이끈 주인공은 AI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이날 오전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1분기는 계절적 영향에 따라 PC와 모바일 수요는 약세를 보였지만 메모리 업황 개선을 이끄는 AI 서버향 제품 수요 강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생성형 AI 등이 주목을 받으면서 HBM 수요는 폭증했다. 최근에는 생성형 AI 기능이 텍스트를 생성하던 수준을 넘어 이미지·비디오를 제작할 정도로 고도화하면서 HBM 수요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HBM과 같은 고부가 제품 수요가 늘자 자연스럽게 수익성도 개선됐다.김 CFO는 "올해 메모리 시장 규모는 과거 호황기에 버금가는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수요 대응에 얼마나 발 빠르게 대응하느냐가 수익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지난해 연간 실적을 발표하면서 "생성형 AI 관련 HBM 서버와 SSD 수요에 적극 대응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 수요 대응을 위한 증설을 진행 중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전날 충북 청주 낸드플래시 생산기지에 D램 공장을 짓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HBM 수요 폭증에 생산 전략을 전격 바꾼 게 포인트다.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HBM 시장은 2026년 23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생성형 AI 수요 증가와 더불어 서버 대당 탑재되는 메모리 용량 또한 증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PC, 모바일, 일반 서버 등 전통적인 응용체 부문에서도 메모리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주요 기업들이 HBM 수요 대응에 집중하면서 일반 D램 공급이 제한됐고, 이에 따라 재고가 소진돼 우호적인 가격 환경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1분기 D램 평균판매단가(ASP)가 직전 분기보다 최대 20% 상승했다고 밝혔다. 올 2분기에도 3~8%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AI 기능이 탑재된 PC, 스마트폰도 교체 수요를 발생시키는 만큼 메모리 채용량 증가가 예상된다. 낸드 부문 수익성 역시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D램 대비 상대적으로 기대가 낮았던 낸드 이익이 AI 서버에서의 eSSD 수요 증가를 기반으로 빠르게 개선되면서 손익분기점 수준에 근접했다"며 "낸드 수요 개선의 핵심인 eSSD 시장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과점화된 시장으로 HDD에서 SSD로의 전환 과정에서 수혜가 집중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도 이날 "eSSD 판매 비중이 확대되고 ASP가 상승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는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업황 회복세대로라면 올해 연간 실적도 가파른 성장이 예상된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작년 파운드리 사업은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최대 수주 달성과 하반기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며 "하반기 HBM 공급과 레거시(범용) 제품의 수요 증가에 따라 실적 성장 속도는 예상보다 가파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