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미레스·모랄레스 남녀 배구대표팀 감독 "국제전 호성적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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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배구협회, 남자 라미레스·여자 모랄레스 외인 감독 동시 선임
바레인·파키스탄 거친 라미레스 남자 대표팀 감독 "아시아 팀 경험이 장점"
모랄레스 여자 감독 "김연경 떠나고 못 한 것 사실…세대교체 완성" 국제 대회에서 연달아 실망스러운 모습을 노출한 남녀 배구대표팀이 외국인 사령탑과 함께 '영광 재현'에 도전한다. 지난달 선임된 이들은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합동 기자회견에서 한국 배구에 '영광의 시간'을 되찾아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남자부 지휘봉을 잡은 이사나예 라미레스(40·브라질) 감독은 "한국 대표팀을 맡게 돼 영광이다.
기회를 주신 협회에 감사드리고, 최선을 다해서 남자 배구가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라미레스 감독은 바레인 남자배구 대표팀을 거쳐 지난해 파키스탄 남자배구 대표팀 감독으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남자배구에 셧아웃(3-0) 승리를 따냈다.
당시를 떠올리며 라미레스 감독은 "상대 팀 감독으로 한국을 3년 동안 주시했다.
한국 남자배구는 미들블로커 수준을 올려야 한다. 세계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미들블로커를 경쟁을 통해 키워내야 한다.
아시아 선수는 체격이 부족한데, 꾸준한 훈련을 통해 기량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여자부 감독을 맡은 페르난도 모랄레스(42·푸에르토리코) 감독은 "한국 여자배구가 세계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했는지 안다. 여자 대표팀이 과거 좋은 성적을 냈던 자리로 돌아가도록 노력하겠다"면서 "한국 여자배구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 때문에 지원했다.
그런 영광스러운 자리에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선수 열정만 있으면 된다"고 의지를 보였다.
이들은 외부에서 바라본 한국 배구의 약점도 가감 없이 지적했다. 파키스탄 대표팀을 맡아 한국 배구를 현미경처럼 분석해 스스로가 "한국 배구를 잘 안다"고 말한 라미레스 감독은 "한국은 좋은 기술을 가져서 까다로운 팀이다.
현대 배구는 미들블로커와 파이프(중앙 후위) 공격 활용이 중요하다.
한국은 이걸 많이 사용 안 한다는 걸 알았다.
또한 하이볼(제대로 리시브가 이뤄지지 않아 높게 뜬 공) 상황도 어려워하더라. 파키스탄 감독으로는 이 부분을 공략했다"고 했다.
이어 "대신 한국 선수는 서브가 좋다.
현대 배구는 서브가 좋아야 승리할 수 있다.
한국 남자배구의 약점과 강점을 알고 있다.
조직력 훈련으로 이런 약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살릴 생각에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모랄레스 감독은 최근 국제대회에서 연전연패한 여자배구 대표팀을 두고 "한 가지만을 문제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전술과 전략적으로 보완점이 있는 건 분명하다"고 했다.
아직 소집하지 않은 남자 대표팀과는 달리, 지난주부터 진천체육관에서 훈련을 소화 중인 모랄레스 감독은 "특정 부분이 향상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또한 배구 외적으로는 V리그 구단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상부상조해야 한다.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와 같은 높은 수준의 국제 대회에서 성적을 내려면 구단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뛰어난 선수를 선발해야 한다"고 짚었다.
한국 남녀 배구가 공유하는 고민은 세대교체다. 냉정하게 말해 세계 수준에서 벗어난 지 한참 된 남자배구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마저 12강전에서 파키스탄에 패해 61년 만의 노메달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당시 한국 남자배구는 세대교체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도 메달을 위해 한선수(대한항공) 등 베테랑 선수를 긴급 수혈했으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라미레스 감독은 다음 달 1일에 소집할 '1기' 남자대표팀 가운데 고교 졸업 후 이탈리아 1부 리그에 직행한 이우진(베로 발리 몬차)과 미들블로커 최준혁(인하대) 등 '비(非) V리거'를 선발했다.
라미레스 감독은 "최준혁은 미들블로커로서 풋워크가 무척 좋다.
세계 무대에서 통하려면 신장이 중요한데, 205㎝라는 신체 조건에 만족한다.
잠재력을 보고 선발했다.
이우진은 개인적으로 친분 있는 이탈리아 코치에게 물어봤는데, 아직 정식 1군 스쿼드에는 못 들어가도 열심히 연습하고 수준도 높다고 하더라. 직접 보고 싶은 마음에 불렀다"고 설명했다. 여자배구는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김연경(흥국생명)과 양효진(현대건설) 등을 주축으로 해 4강 신화를 썼다.
올림픽이 끝난 직후 이들은 일제히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고, 후임 감독인 세사르 곤살레스 감독은 세대교체에 실패했다.
모랄레스 감독은 2020 도쿄 올림픽 출전이 불발된 푸에르토리코 감독을 맡아 전력이 약화한 팀을 세계랭킹 16위까지 끌어 올리며 지도력을 발휘했다.
모랄레스 감독은 "김연경을 비롯한 한국 여자배구 황금세대가 떠나고 못 한 건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세대교체 시기에는 과도기가 필요하다"고 자기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한국 여자배구는 두 시즌 동안 세대교체 과도기를 보냈다고 본다.
이제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하는데, 이번에는 과도기를 잘 버티고 세대교체를 완성할 준비가 됐다.
스타플레이어 공백을 팀플레이로 채운다면 가능하다"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라미레스 남자 대표팀 감독과 모랄레스 여자 대표팀 감독은 국제대회 좋은 성적을 약속했다. 6월 2일 바레인에서 열리는 아시아배구연맹(AVC) 챌린지컵에서 국제무대 데뷔전을 치르는 라미레스 감독은 "올해 챌린지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서는 대표팀이 소집하면 좋은 팀 문화를 만들어가겠다.
그게 단기적 목표"라고 했다.
여자배구 대표팀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5월 14∼19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5월 28일∼6월 2일), 일본 후쿠오카(6월 11∼16일)를 돌며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예선을 치른다.
한국 여자배구는 VNL에서 두 시즌 연속 승점을 하나도 못 얻었고, 27연패로 '동네북' 신세를 면치 못했다.
모랄레스 감독은 "일단 40위권에 머무르는 세계랭킹을 올리는 게 목표다.
우리 선수 구성을 보면 그것보다는 좋은 자리에 있어야 한다.
랭킹을 올리고,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에서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게 목표다.
배구 외적으로는 '좋은 분위기'를 형성하고 싶다. 오고 싶은 대표팀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바레인·파키스탄 거친 라미레스 남자 대표팀 감독 "아시아 팀 경험이 장점"
모랄레스 여자 감독 "김연경 떠나고 못 한 것 사실…세대교체 완성" 국제 대회에서 연달아 실망스러운 모습을 노출한 남녀 배구대표팀이 외국인 사령탑과 함께 '영광 재현'에 도전한다. 지난달 선임된 이들은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합동 기자회견에서 한국 배구에 '영광의 시간'을 되찾아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남자부 지휘봉을 잡은 이사나예 라미레스(40·브라질) 감독은 "한국 대표팀을 맡게 돼 영광이다.
기회를 주신 협회에 감사드리고, 최선을 다해서 남자 배구가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라미레스 감독은 바레인 남자배구 대표팀을 거쳐 지난해 파키스탄 남자배구 대표팀 감독으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남자배구에 셧아웃(3-0) 승리를 따냈다.
당시를 떠올리며 라미레스 감독은 "상대 팀 감독으로 한국을 3년 동안 주시했다.
한국 남자배구는 미들블로커 수준을 올려야 한다. 세계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미들블로커를 경쟁을 통해 키워내야 한다.
아시아 선수는 체격이 부족한데, 꾸준한 훈련을 통해 기량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여자부 감독을 맡은 페르난도 모랄레스(42·푸에르토리코) 감독은 "한국 여자배구가 세계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했는지 안다. 여자 대표팀이 과거 좋은 성적을 냈던 자리로 돌아가도록 노력하겠다"면서 "한국 여자배구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 때문에 지원했다.
그런 영광스러운 자리에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선수 열정만 있으면 된다"고 의지를 보였다.
이들은 외부에서 바라본 한국 배구의 약점도 가감 없이 지적했다. 파키스탄 대표팀을 맡아 한국 배구를 현미경처럼 분석해 스스로가 "한국 배구를 잘 안다"고 말한 라미레스 감독은 "한국은 좋은 기술을 가져서 까다로운 팀이다.
현대 배구는 미들블로커와 파이프(중앙 후위) 공격 활용이 중요하다.
한국은 이걸 많이 사용 안 한다는 걸 알았다.
또한 하이볼(제대로 리시브가 이뤄지지 않아 높게 뜬 공) 상황도 어려워하더라. 파키스탄 감독으로는 이 부분을 공략했다"고 했다.
이어 "대신 한국 선수는 서브가 좋다.
현대 배구는 서브가 좋아야 승리할 수 있다.
한국 남자배구의 약점과 강점을 알고 있다.
조직력 훈련으로 이런 약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살릴 생각에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모랄레스 감독은 최근 국제대회에서 연전연패한 여자배구 대표팀을 두고 "한 가지만을 문제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전술과 전략적으로 보완점이 있는 건 분명하다"고 했다.
아직 소집하지 않은 남자 대표팀과는 달리, 지난주부터 진천체육관에서 훈련을 소화 중인 모랄레스 감독은 "특정 부분이 향상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또한 배구 외적으로는 V리그 구단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상부상조해야 한다.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와 같은 높은 수준의 국제 대회에서 성적을 내려면 구단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뛰어난 선수를 선발해야 한다"고 짚었다.
한국 남녀 배구가 공유하는 고민은 세대교체다. 냉정하게 말해 세계 수준에서 벗어난 지 한참 된 남자배구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마저 12강전에서 파키스탄에 패해 61년 만의 노메달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당시 한국 남자배구는 세대교체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도 메달을 위해 한선수(대한항공) 등 베테랑 선수를 긴급 수혈했으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라미레스 감독은 다음 달 1일에 소집할 '1기' 남자대표팀 가운데 고교 졸업 후 이탈리아 1부 리그에 직행한 이우진(베로 발리 몬차)과 미들블로커 최준혁(인하대) 등 '비(非) V리거'를 선발했다.
라미레스 감독은 "최준혁은 미들블로커로서 풋워크가 무척 좋다.
세계 무대에서 통하려면 신장이 중요한데, 205㎝라는 신체 조건에 만족한다.
잠재력을 보고 선발했다.
이우진은 개인적으로 친분 있는 이탈리아 코치에게 물어봤는데, 아직 정식 1군 스쿼드에는 못 들어가도 열심히 연습하고 수준도 높다고 하더라. 직접 보고 싶은 마음에 불렀다"고 설명했다. 여자배구는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김연경(흥국생명)과 양효진(현대건설) 등을 주축으로 해 4강 신화를 썼다.
올림픽이 끝난 직후 이들은 일제히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고, 후임 감독인 세사르 곤살레스 감독은 세대교체에 실패했다.
모랄레스 감독은 2020 도쿄 올림픽 출전이 불발된 푸에르토리코 감독을 맡아 전력이 약화한 팀을 세계랭킹 16위까지 끌어 올리며 지도력을 발휘했다.
모랄레스 감독은 "김연경을 비롯한 한국 여자배구 황금세대가 떠나고 못 한 건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세대교체 시기에는 과도기가 필요하다"고 자기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한국 여자배구는 두 시즌 동안 세대교체 과도기를 보냈다고 본다.
이제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하는데, 이번에는 과도기를 잘 버티고 세대교체를 완성할 준비가 됐다.
스타플레이어 공백을 팀플레이로 채운다면 가능하다"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라미레스 남자 대표팀 감독과 모랄레스 여자 대표팀 감독은 국제대회 좋은 성적을 약속했다. 6월 2일 바레인에서 열리는 아시아배구연맹(AVC) 챌린지컵에서 국제무대 데뷔전을 치르는 라미레스 감독은 "올해 챌린지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서는 대표팀이 소집하면 좋은 팀 문화를 만들어가겠다.
그게 단기적 목표"라고 했다.
여자배구 대표팀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5월 14∼19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5월 28일∼6월 2일), 일본 후쿠오카(6월 11∼16일)를 돌며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예선을 치른다.
한국 여자배구는 VNL에서 두 시즌 연속 승점을 하나도 못 얻었고, 27연패로 '동네북' 신세를 면치 못했다.
모랄레스 감독은 "일단 40위권에 머무르는 세계랭킹을 올리는 게 목표다.
우리 선수 구성을 보면 그것보다는 좋은 자리에 있어야 한다.
랭킹을 올리고,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에서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게 목표다.
배구 외적으로는 '좋은 분위기'를 형성하고 싶다. 오고 싶은 대표팀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