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AI 투자 확대…5천억원 규모 AI 펀드 추진"(종합)

"韓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 위해 올해 1조6천억원 이상 투자"
강석훈 회장, 실리콘밸리서 넥스트라운드 개최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은 24일(현지시간) "올해 우리나라 스타트업에 1조6천억원 이상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이날 미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KDB 넥스트라운드 인 실리콘밸리' 행사에서 환영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넥스트라운드는 2016년 출범한 산업은행의 스타트업 지원 플랫폼이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벤처캐피탈(VC) 등을 통한 간접투자와 직접투자를 합쳐 한국 스타트업에 총 1조6천억원을 투자했다. 강 회장은 현재 스타트업 생태계를 높은 금리 등으로 투자가 부진한 "빙하기"라고 표현하며 "산업은행은 대한민국 대표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이상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올해 스타트업에 대한 간접투자액을 1조1천억원 이상, 직접투자액을 5천250억원 이상으로 각각 잡았다.

강 회장은 "KDB 넥스트라운드 출범 이후 총 736회의 라운드에서 2천705개의 벤처 기업이 IR(기업설명회)를 실시했다"며 "그 중 810여개 기업이 총 6조3천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강조했다. 또 해외투자 유치를 위해 이날까지 총 6회 개최한 글로벌 라운드에서는 "IR 기업들이 해외 기관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고 글로벌 진출에 성공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자평했다.

그는 "가장 큰 리스크는 어떤 리스크도 감수하지 않는 것"이라며 "창업부터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많은 리스크를 감내해 온 한국 스타트업들이 많은 관심과 투자로 글로벌 무대에 우뚝 서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이날 행사 뒤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올해 인공지능(AI)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5천억원 규모의 AI 펀드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는 아이폰 모멘트 이후의 최대 혁신이라고 한다"며 "AI를 통해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우리나라의 저성장과 저출산 문제 등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AI 펀드 추진과 함께 "연내 실리콘밸리 법인의 증자도 계획하고 있다"면서 그 규모에 대해서는 "나 혼자서만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며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았다.

산업은행 실리콘밸리 법인은 2021년 자본금 1억 달러 규모로 설립됐다.

이에 따라 수백억∼수천억원 규모의 증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산업은행도 자본금을 10조원 늘리면 100조원의 대출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한국의 미래를 먹여 살릴 반도체와 2차전지, 바이오, 원전 같은 부문에서 초격차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정부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승인 여부에 대해 그는 "(합병 승인을 받기가) EU(유럽연합)가 미국보다 더 까다로운 것으로 안다"며 "미국은 승인하지 않을 경우 소송을 제기한다.

아직 소송은 없다"며 낙관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2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승인한 바 있다.

강 회장은 아울러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진행 중인 태영건설의 기업개선계획에 대해 "이달 말 결정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태영건설 기업개선계획은 태영건설 대주주 100대 1 감자와 1조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골자로 하는 30일 채권단 의결을 앞두고 있다.

KDB생명보험의 매각과 관련해서는 "하나금융지주가 인수를 포기하면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거나 너무 낮은 가격을 부른다"며 "이에 우리가 일단 끌고 가면서 가치를 높여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7월 KDB생명보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3개월 뒤 산업은행에 인수 포기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한편, IMM인베스트먼트, LB인베스트먼트, 스마일게이트 등 국내 VC와 실리콘밸리 현지 VC 등 250여명이 참석한 이날 라운드에서는 차량용 SoC 반도체 개발 업체인 보스반도체 등 한국 스타트업 6곳과 한인이 현지에서 창업한 미국 스타트업 2곳이 투자유치를 위한 IR을 진행해 관심을 받았다.

또 IR에 참여한 스타트업 8곳과 산업은행의 스타트업 보육프로그램인 KDB 넥스트원이 육성한 미국 진출 희망 스타트업 5곳의 부스가 마련됐다. 산업은행은 이날 행사가 역대 글로벌라운드 중 가장 많은 국내 스타트업이 현지 투자자와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