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vs LGU+ '식당 무인 메뉴판'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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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격전지 된 동네 식당동네 식당이 통신사의 격전지가 됐다. KT는 은행과 손잡고 사업주에 최대 150만원 상당의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도 점유율 1위 업체의 기기를 공급하던 것에서 벗어나 자체 테이블오더 서비스를 내놨다.
KT, 신한銀과 외식 플랫폼 사업
테이블오더 도입땐 150만원 지원
AI 전화·서빙 로봇으로 확장
LGU+는 1위 티오더와 협업
2027년 매출 5000억원 목표
○KT, 외식 플랫폼에 AI 로봇 결합
KT는 25일 신한은행과 함께 ‘상생형 소상공인 디지털전환(DX) 지원 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두 업체가 하이오더를 설치하는 사업자 고객에게 50만원 상당의 기기 부속품과 현금으로 최대 100만원을 동시 지원하는 게 골자다. 하이오더는 KT가 지난해 5월 출시한 테이블오더 서비스다. 식당 테이블 위에 설치하는 11인치 안팎의 태블릿 기기로 무인 주문할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테이블오더는 외식업계의 플랫폼 격전지로 불린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음식점·주점 사업체 수는 2022년 기준 79만5488곳이다. 통신업계에선 이 중 테이블을 10개 이상 갖춰 무인 주문 수요가 있을 만한 업체 수를 38%인 30만 곳으로 추정한다. 반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집계한 외식업체의 무인주문기 사용 비율은 지난해 7.8%에 불과하다. 테이블오더 시장이 외식업에서만 지금보다 다섯 배는 더 클 수 있다는 얘기다.
KT가 테이블오더 시장에 발을 들인 것은 확장성 때문이다. 테이블오더 서비스에 전화나 인터넷 등 기존 통신 상품, 인공지능(AI), 로봇 등을 활용한 B2B(기업 간 거래) 상품 등을 패키지로 묶을 수 있다.KT는 지난 5일 소상공인 대상 상품을 개편했다. AI 전화 응대 서비스인 ‘AI 링고 전화’, AI 서빙·방역로봇 등의 서비스를 테이블오더 서비스와 결합했다. 회사 관계자는 “테이블오더 시장에서 점유율 절반을 가져오는 게 목표”라며 “상권 데이터가 쌓이면 이를 AI로 분석해 사업자 고객에게 컨설팅 등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LGU+, 점유율 1위 ‘티오더’와 맞손
KT가 테이블오더 시장 입지를 다지기 위해선 이 시장 점유율 1위인 티오더를 뛰어넘어야 한다. 티오더는 2019년 테이블오더 기기를 출시한 뒤 5년 만에 누적 20만 대를 팔았다. 누적 결제액 규모는 이달 5조원을 넘겼다. 업계에선 티오더의 시장 점유율을 절반가량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2월엔 KT와 협업해 KT 서빙 로봇에 티오더 태블릿PC를 결합한 상품을 준비하기도 했다.하지만 사업 운영을 두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양사는 갈라선 상태다. 지난해 말 티오더가 “기술을 탈취당했다”고 주장하며 KT를 검찰에 고소하기도 했다. KT 관계자는 “티오더와 제휴를 논의했으나 양사 의견이 맞지 않아 종료한 사항으로 기술탈취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티오더와 새로 손을 잡은 건 LG유플러스다. 이 통신사는 이달 초 자체 테이블오더 서비스를 출시했다. 티오더 태블릿PC를 기반 모델로 상품을 꾸렸다. 그간 티오더 제품을 떼와 공급하던 사업 방식을 바꿨다. LG유플러스는 테이블오더를 전화 예약, 주문, 키오스크 등의 상품과 같이 공급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소규모 자영업(SOHO) 대상 사업의 매출을 지난해 약 1500억원에서 2027년 5000억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