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새 '시총 47조' 증발…"탈출하고 싶어요" 개미들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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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오 어디까지 떨어지나국내 대표 기술주 네이버와 카카오의 합산 시가총액이 2여년 사이에 47조원 넘게 증발했다. 네이버는 최근 알리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공세 속에 일본 라인 지분 매각 압박, 카카오는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의 회계위반 의혹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며 주가가 반 토막 난 영향이다. 한때 98조원이 넘던 합산 시가총액이 현재 50조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98조원 육박하던 시총 50조로 뚝
25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최근 고점 대비 66% 급락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이날 각각 18만2700원, 4만74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네이버는 2021년 7월 최고가 46만5000원 대비 60.71% 떨어졌고, 카카오는 2021년 6월 최고가 17만3000원보다 72.60% 하락했다. 두 종목은 2020년부터 코로나 수혜주로 부상하며 1여년 사이 주가가 사상 최고가 수준으로 치솟았었다. 챗GPT 등장 이후 인공지능(AI) 기대주로도 관심을 모았지만 주가는 계속해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네이버를 둘러싼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다. 실적을 좌우하는 광고시장이 경기 침체로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 초저가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테무가 국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어서다. 네이버 실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서치플랫폼의 경우 지난해 직전연도(2022년) 대비 매출이 0.6% 오르는 데 그쳤다. 여기에 최근 일본 정부가 개인정보 유출을 계기로 네이버가 보유한 라인야후 지분을 축소하라는 압박까지 가세하고 있어 주가에 부담이 되고 있다. 라인야후는 네이버와 일본의 소프트뱅크가 지분을 각각 반씩 나눠가지고 있다. 일본 정부의 요청에 따라 소프트뱅크가 라인야후의 지분을 늘리면 네이버가 자칫 경영권을 잃을 우려가 있다.
카카오의 경우 AI 신사업에 대한 실망감, 경영진의 사법리스크, 카카오모빌리티 분식회계 의혹까지 불거지며 겹악재가 덮쳤다. 회계 기준 해석의 차이에 따라 카카오모빌리티의 최근 3년간 연매출이 각각 30~40% 줄어들 수 있다. 경영진의 사법리스크에 AI 신사업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하반기 대규모언어모델(LLM) '코GPT 2.0' 출시를 예고했으나 현재까지 출시를 미루고 있다.
다음달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를 둘러싼 실적 전망마저 엇갈리고 있어 투심이 흔들리는 분위기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 라인야후의 지분율이 축소된다면 일본 인터넷 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를 놓치게 될 것이란 점에서 아쉽다"며 "다만 올해 1분기 기대치를 웃돈 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목표주가 27만원을 유지한다"고 말했다.카카오는 최근 AI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이상호 전 SK텔레콤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영입하는 등 대대적인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향후 공개할 AI 전략 기대감 등으로 현 주가 수준보다 50% 상승여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하이브리드 AI 전략으로 생성형 AI 도입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경영진의 구체적인 전략 발표가 모멘텀(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나증권은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7만2000원으로 제시했다. 이달 증권사들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의 목표주가는 최고 30만원(흥국증권), 8만원(현대차증권) 수준이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