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아니라 카드 출신인데"…금융노조 위원장 선거서 '이력 논란'

부정선거대책반 "위원장 당선인, 회사명 허위 기재"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제27대 임원 보궐선거 기표소. 사진=금융노조 제공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위원장 당선인의 출신 회사를 놓고 내홍을 겪고 있다. 당선인이 카드사 출신이면서도 표심을 얻기 위해 은행에 다닌 것처럼 이력을 바꿨다는 주장이 나왔다.

26일 노동계에 따르면 금융노조 제27대 임원보궐선거 부정선거대책반(대책반)은 전날 성명을 내고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고 윤석구 후보(금융노조 위원장 당선인)에 대한 법적 처분이 온당하게 내려질 때까지 기호 2번(윤석구 후보조)의 당선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이 성명에는 금융노조 산하 신한·SC제일·KB국민·기업·한국씨티은행지부 등이 이름을 올렸다.

금융노조는 박홍배 전 위원장이 국회에 입성하면서 후임 집행부 구성을 위해 이달 22일부터 24일까지 보궐선거를 치렀다. 기호 2번으로 출마한 현 하나은행 노조 위원장 윤석구 후보조는 절반이 넘는 51.88%를 득표해 당선이 확정됐다. 새 집행부 임기는 2025년 말까지다.

그러나 대책반은 선거 직후 윤 당선인이 선거의 핵심 정보인 과거 입사했던 회사명을 허위로 기재했다고 주장했다. 대책반에 따르면 윤 당선인의 선거 포스터에는 '2002년 외환은행 입사'로 표기돼 있다는 것. 하지만 선거 기간 당시 입사 동기들로부터 윤 당선인이 외환은행이 아닌 외환카드 입사자라는 증언이 나왔다면서 윤 당선인에게 입사 경력을 입증하고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대책반은 "노조 선거에서 회사 입사명은 노조가 직장 소속별로 이뤄진 단체라는 측면에서 공직선거상 '학력' 이상의 매우 중요한 후보자 정보사항"이라며 "이를 허위로 표기한 것은 후보자가 자신에게 유리하게 할 목적이 분명하고 실제 여러 선거판례상 당선무효에 해당했다"고 지적했다.

윤석구 당선인 측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성명 내용이 사실도 아닐 뿐더러 선거 결과에 불복해 당선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금융노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미 선거 기간 중 제기된 낙선 후보 측 주장에 대해 추가 논의하지 않기로 하고 양 후보는 이를 존중, 선거 결과에 승복하기로 했다"며 "외환은행 입행이라는 경력기재 사항은 하나은행 인사기록부와 재직증명서상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된 것으로 선거 규정에 별도 경력 기재의 기준을 정해놓지 않은 이상 허위 작성이라 주장하는 것은 궤변"이라고 반박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