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만원 민생 회복 지원금 논박…사라진 국민의힘 경제통들

현장에서

한재영 정치부 기자
“박주민 의원님, ‘수요 부족’ 인플레이션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허은아 개혁신당 수석대변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놓고 정치권 내 논박이 한창이다. 총선에서 175석을 얻은 제1야당 대표가 13조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총선 공약 실행을 주장하고 있는 데다 영수회담을 앞둔 대통령실도 “일단 논의는 해보자”는 입장이어서 논쟁을 벌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가장 최근의 설전은 박주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의 사흘 전 라디오 방송 발언에서 시작됐다. 그는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주장하며 현 상황을 “소비 감소에 따른 불황형 인플레이션”이라고 정의했다. 박 의원은 “지원금을 줘 소비를 회복시켜야 한다. 그래야 자영업자 숨통이 트인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에 허은아 수석대변인이 “논리가 너무 빈약하고 억지스럽다”며 “현재 한국 경제와 ‘소비 부족’에 의한 인플레이션은 아무 관계가 없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수요가 늘거나 공급이 줄면 인플레이션이 나타난다고 본다. 소비가 감소하면 오히려 가격은 내려간다는 점에서 박 의원의 ‘소비 부족 인플레이션’ 주장이 앞뒤가 안 맞는 말이라고 꼬집은 것이다.

같은 날 용혜인 더불어민주연합 의원이 “민생회복지원금은 민생을 구제하고, 경기를 관리하는 생산적 재정 투자”라고 하자 개혁신당은 “꿈같은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해 시중에 돈을 풀면 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경제 전문가들의 우려를 용 의원은 “그럴듯한 경제 논리를 빙자한 혹세무민”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서도 개혁신당은 “통화량이 팽창하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는 사실은 초등학생도 아는 경제 원리”라고 면박을 줬다.찬반 여부를 떠나 정치인들이 경제 현안을 놓고 토론을 벌이는 건 바람직하다. 국민들의 합리적 판단을 돕기 때문이다. 의아한 건 여당인 국민의힘 경제통의 목소리를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경제 고위 관료 출신이 포진한 정당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다. 대변인 등이 ‘민생회복지원금은 포퓰리즘’이라는 주장을 앵무새처럼 반복할 뿐 어떤 경제 원리로 물가를 자극하고, 경기 진작 효과는 왜 크지 않은지 설명하는 의원은 보이지 않는다.

‘반윤’을 기치로 내건 보수 계열 신생 정당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모습을 국민들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혼란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