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가 왜 거기서 나와?…"모든 게 클린스만과 비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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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 온라인, 유명 축구감독 출연 콘텐츠 '명장로드' 공개한국 축구가 흔들리는 가운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을 이끈 파울루 벤투 전 국가대표팀 감독(사진)이 등장한 게임 관련 콘텐츠가 이목을 끌고 있다.
벤투 前감독 깜짝등장…다음화 '스페셜원' 무리뉴 출연 예고
26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이 서비스하는 온라인 축구게임 ‘EA 스포츠 FC 온라인’은 지난 24일 콘텐츠 ‘명장로드’를 공개했다. 이 콘텐츠는 세계적 축구 감독을 찾아가 한국 대표팀 차기 감독 선임과 한국 축구 발전에 대해 조언을 구하는 시리즈인데, 첫 화에 벤투 전 감독이 화상 통화로 깜짝 출연한 것이다.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역대 최강 멤버로 평가받던 대표팀이 아시안컵 요르단전 패배로 결승 진출에 실패한 이후 기획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물러난 뒤 차기 감독을 찾는 성격의 콘텐츠다. 때마침 이날(한국시간) 23세 이하 아시안컵 8강에서 인도네시아에게 져 40년 만에 올림픽 출전이 무산된 터라 관심이 더욱 쏠렸다.
‘명장로드’에는 게임 이용자들에게 ‘정무 형’으로 통하며 FC 온라인 서비스를 총괄하는 박정무 넥슨 그룹장과 성승헌 캐스터, 축구 예능 채널 ‘이스타TV’ 이주헌 해설위원, 축구 전문 크리에이터 ‘새벽의 축구 전문가’ 페노 등이 출연했다. 벤투 전 감독은 영상 중반에 등장해 한국 대표팀을 맡던 시절을 회상하며 조언을 건넸다.
대표팀 감독 재직 시절 경기 고양시 일산에 거주했던 벤투 전 감독은 그 이유로 “국가대표팀 감독이기 때문에 그 나라와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했다”면서 “많은 시간 파주 훈련장(축구 대표팀 트레이닝 센터·NFC)에 가야 했다. 일산을 선택한 이유였고 좋은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후임 클린스만 감독이 이른바 ‘재택근무 논란’을 빚은 것과 대비되는 답변이었다.대표팀 선발 기준에 대해선 “직접 경기장을 가고 자료를 참고하기도 해 우리 팀에 잘 맞는 선수를 선택했다. 우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선수여야 하는 게 제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11명의 선발 명단은 더욱 많은 부분을 고려해야 했다. 선수와 준비된 전술이 맞는지, 상대 팀과의 상성은 맞는지, 선수들의 컨디션은 어떤지 등이 정말 중요했다”고 강조했다.감독 재임 당시 이강인을 기용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던 것과 관련해서도 솔직한 답변을 내놨다. 그는 “이강인의 재능이 뛰어나다는 사실은 누구도 반박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보다 많은 분석이 필요했다”면서 “재능만으로 판단해선 안 된다. 이강인 같은 유형의 선수들은 주로 공격만 생각했고 수비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솔직히 말하면 이강인을 월드컵 명단에 올린 건 월드컵 개최 직전이었다. 이강인의 월드컵 선발에 확신이 있었다고 얘기한다면 그건 솔직한 대답은 아닐 것”이라고 부연했다.그럼에도 결국 월드컵 명단에 선발한 것은 이강인이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벤투 전 감독은 “마인드의 변화와 마요르카(당시 소속팀)에서의 활약으로 증명했다. 그는 마요르카에서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면서 “본인 스스로 스타일을 바꿔야 한다고 인정한 것 같다. 그 결과 월드컵 무대에서 좋은 성과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평했다.
그는 “감독 자리는 솔직하고 진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벤버지(벤투+아버지)’라는 말을 들었을 때의 감정은 뿌듯함이었다”며 “가족을 뜻하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만들고자 했던 팀의 모습이 가족이었다”고 의미 부여했다. 벤투 전 감독은 또 “대한축구협회(KFA)에서 빠르게 (대표팀 감독 선임) 문제를 해결하길 바라고 새로운 감독, KFA, 한국 팬들에게 항상 응원한다고 전해달라. 한국의 2026년 월드컵 진출 또한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영상 후반부에선 대표팀 감독 선임과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유명 축구 감독들 의견을 다각도로 청취하는 원정 프로젝트 ‘명장로드’ 기획을 발표했다. 2화 출연자로는 ‘스페셜 원’이란 별칭으로 유명한 조세 무리뉴 감독을 예고했다.영상엔 600개 가까운 댓글이 달리는 등 반응이 뜨겁다. 누리꾼들은 “벤투가 왜 여기서 나와(?)”라며 놀라거나 “모든 대답이 클린스만이랑 비교되는 것 같다”, “벤투는 철학이 확실하고 선수 기용도 변함없이 본인이 한 말은 지켰다” 등의 평을 쏟아냈다. “어느 공식 석상에서도 이렇게 길고 디테일하게 인터뷰하지 않(았)지만 상당히 진솔된 인터뷰가 나왔다”고도 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