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0원 '파격'…유명 유튜버들, 송도에 몰린 이유 있었다 [이송렬의 우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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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국 한서법률사무소 변호사 인터뷰"유명 유튜버, 스트리머들이 인천 송도에 많은 이유요? 5년 동안 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되고 집을 살 때도 유리하기 때문이죠. 오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조특법 활용, 송도서 사업하면 5년간 소득세 감면
부동산 취득세·보유세 혜택도…"파격적 혜택"
정인국 한서법률사무소 변호사(사진)는 최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정말 파격적인 절세 방법"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유튜버들이 인천 송도 등에 몰려드는 이유는 '조세특례제한법' 때문이다. 이 법은 청년 창업에 대해 혜택 규정을 두고 있다. 법에서 규정하는 청년은 15세 이상, 34세 이하를 말한다. 군 복무 등 특별한 경우도 6년까지 제외한다. 즉 마흔살까지는 청년에 해당하는 셈이다.
이들이 과밀억제권역 밖에서 창업하면 5년간 소득세 100%를 감면받는다. 과밀억제권역은 서울 및 수도권의 인구, 산업의 적정한 배치를 위해 과도하게 밀집됐거나 그럴 우려가 있어 정비가 필요한 지역이다.
정인국 변호사는 "유튜버들이 선호하는 지역은 인천 송도국제도시와 경기도 용인 등으로 알고 있다"며 "송도국제도시는 인천에서 가장 발전되고 인구가 과밀한 지역이지만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돼 외국인 투자유치를 해야 하기 때문에 과밀억제권역에서 제외됐다. 송도국제도시가 서울과 가까우면서도 인프라가 발달했기 때문에 유튜버들이 선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컨대 순수입이 11억원인 유튜버가 기본공제만 받는다고 가정해보면 과세표준 최고 구간인 10억원을 넘어가면서 45%의 세율이 적용돼 4억3000만원가량의 세금이 나온다"며 "매년 4억원 상당의 세금을 5년 동안 아낄 수 있다는 뜻으로 굉장히 파격적인 절세법"이라고 강조했다.소득세 100%를 감면받는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혜택이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방세법에서는 창업중소기업이 과밀억제권역 밖에서 사는 부동산에 대해 취득세의 75%를 줄여주고, 재산세는 3년간 면제하고 2년간은 50%만 내면 된다. 물론 사업과 관련이 있는 부동산을 취득했을 때의 경우다.송도국제도시 집값은 고점에 비해서는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연수구 송도동에 있는 '송도더샵퍼스트파크F15BL' 전용 84㎡는 지난 8일 10억9700만원에 거래됐다. 2021년 집값 급등기 14억7000만원까지 치솟았던 면적대다. 이듬해인 2022년 8억8000만원까지 내렸다가 반등하고 있다. 적절한 시점을 노리면 부동산 투자로도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는 시점이다.
정 변호사는 "예를 들어 한 유튜버가 송도에 아파트를 매수해 창업중소기업의 사업장으로 등록한다면 집을 살 때 취득세를 25%만 내면 된다. 주택의 경우 6억원 이하, 6억원 초과 9억원 이하, 9억원 초과 등 구간에 따라 취득세율이 1~3%로 매겨지는데 6억원 이하의 집을 매수했을 경우 내야 하는 취득세는 표준세율 1%의 25%인 0.25%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이어 "집을 보유하는 데 따른 재산세도 3년 동안은 내지 않다가 2년 동안 50%만 내면 된다"며 "송도에 아파트를 사서 스트리밍 활동을 하면서 5년 동안 돈을 벌다가 5년 이후 집값이 반등했을 때 부동산을 처분하면 양도소득세 비과세 시점(2년)까지 자동으로 채워져 절세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꼭 유튜버만 이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제조업, 건설업, 통신판매업, 음식점업, 정보통신업, 사회복지 서비스업 등 조세특례제한법으로 세금 감면을 받을 수 있는 업종은 굉장히 광범위하다.그는 "비디오방이나 오락장 운영, 뉴스제공업 등 일부 제한되는 분야도 있지만 조세특례제한법이 적용되는 업종이 아주 많다"며 "이 법 자체가 중소기업 지원, 연구개발지원, 고용 확대 지원, 지역 간 균등 발전, 농어촌 지원 등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문제는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다'는 파격적인 절세 혜택 때문에 이를 악용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A 유튜버는 세금 감면을 50%만 해주는 서울에서 방송하면서도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오피스에 사업자등록을 했다. 청년창업 중소기업 세액감면 제도를 악용해 ‘위장전입’으로 세금을 감면받은 것이다.
개인 사업자 B씨는 배우자 명의로 법인을 세워 사업을 하다 폐업 신고를 하고 본인 명의로 다시 사업자를 등록하기도 했고, C씨는 같은 사업을 영위하면서도 기존 사업을 폐업한 후 재개업하는 방식으로 세액을 감면받기도 했다.
국세청이 발표한 국세통계연보 '조세특례제한법상 세액감면 신고 현황'에 따르면 2022년 청년창업 세액감면 혜택을 받은 납세자는 6만4639명, 감면세액은 4840억6700만원이다. 2016년엔 1만2019명, 644억8800만원이었는데 당시와 비교하면 인원은 437.8%, 금액은 650.6% 늘었다.정 변호사는 "청년창업 세액감면제도를 통해 감면받은 세액만 2022년 기준 4800억원인데 매년 감면액이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제도가 소위 '핫하다'는 점은 과세당국도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다. 조세회피 등이 적발되면 감면받은 소득세, 취득세에다 가산금까지 더해서 추징당할 수 있고, 탈세의 경우 형사처벌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절세의 범위를 넘어 탈세가 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정 변호사는 "조세특례제도는 달성하려는 정책적 목적과 조세평등이 균형을 이루는 범위에서 합리적으로 결정돼야 한다"며 "유튜브 크리에이터라는 업종 특성상 고용 창출 효과가 크지 않은 데도 불구하고 5년간 소득세 100%를 감면해주고 사업목적으로 취득하는 부동산에 대한 세금까지 감면되는 것은 과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득 구간별로 감면 비율을 달리하거나, 고용 창출 효과와 연계해 감면 여부를 결정하는 등의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정인국 변호사는 제45회 사법 시험에 합격하고 사법연수원 35기를 수료했다. 법무법인 바른에서 발을 넓히다 현재는 한서법률사무소에서 상속과 증여 관련한 사건을 전문으로 담당하고 있다. 미국 공인 회계사 시험도 합격했고 조세 심판원 국선심판대리인이기도 하다.
주인. 집우(宇), 집주(宙), 사람인(人). 우리나라에서 집이 갖는 상징성은 남다릅니다. 생활과 휴식의 공간이 돼야 하는 집은, 어느 순간 재테크와 맞물려 손에 쥐지 못하면 상대적 박탈감까지 느끼게 만드는 것이 됐습니다. '이송렬의 우주인'을 통해 부동산과 관련된 이야기를 사람을 통해 들어봅니다. [편집자주]
글=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사진·영상=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ycyc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