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실적' SK하이닉스…증권가 "2분기 영업익 5조원 전망"

일각선 "AI 반도체 투심 악화, 국채 금리 상승 우려"
사진=한경DB
1분기 '깜짝 실적'을 낸 SK하이닉스를 향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이 우수하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일각에선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고점을 찍고 꺾였다는 점, 국채 금리가 상승하는 점을 들어 SK하이닉스의 주가 모멘텀(상승 동력)이 꺾였다는 평도 나온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잠정)은 2조88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53% 웃돌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2조4296억원으로 144.3% 늘었다. 순이익은 1조917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영업이익률은 23%, 순이익률은 15%다.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에 대해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 기준 D램의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줄었지만,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아지며 D램 매출액은 늘고, 영업이익률이 높아졌다"며 "재고자산평가손실 충당금이 환입되며 낸드 부문은 흑자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서버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며 "올해도 영업이익 개선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5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4세대 HBM인 'HBM3E' 출하가 시작되며 실적이 가파르게 개선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3E를 납품하고 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2분기 D램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며 "가격 프리미엄이 붙은 HBM3E이 납품되며 혼합평균판매단가(Blended ASP) 상승에 기여할 전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반 D램 생산능력이 부족해 하반기에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스마트폰·PC 등의 수요가 회복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SK하이닉스를 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은 증권사도 있다. 글로벌 AI 핵심 밸류체인(가치사슬)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이 증권사 이수림 연구원은 "일반 기업이 온프레이스 AI 서버를 구축하기 시작하며 시장 규모가 불어나고 있다며 "메모리 부문 이익 개선도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온프레미스 AI는 외부 연결 없이 자체 데이터센터만으로 구축한 AI다.

긍정적인 전망에 목표주가는 대부분 20만원을 웃돌고 있다. 하나증권(24만원), DS투자증권(23만원), BNK투자증권(21만원), 한국투자증권(22만원), IBK투자증권(20만원) 등이다. SK하이닉스의 전날 종가는 17만600원이다.

다만 일각에선 SK하이닉스 주가가 이미 많이 올랐다고 지적한다. HBM 공급이 늘어나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고, AI 반도체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도 꺾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1분기 SK하이닉스는 호실적을 냈지만, 잠재된 눈높이가 워낙 높았던 탓에 주가는 단기 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IBM, 메타플랫폼스 실적은 크게 실망스럽지 않았음에도 주가는 급락한 점을 보면 AI와 관련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안 좋아지고 있다"며 "국채 금리 상승 등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19만원에서 18만원으로 낮췄다"고 덧붙였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