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인사 "향후 초저금리 피하려면 적기에 금리 낮춰야"

파네타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 "연준 금리인하 지연 ECB 장애 안돼"
파비오 파네타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위원 겸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25일(현지시간)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에서 조만간 금리 인하가 이뤄지지 않으면 초저금리로 돌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파네타 총재는 유로존 경제에 통화정책 완화를 통한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며, 이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목표치 2%를 하회하는 리스크(위험)를 줄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지연되더라도 ECB에 장애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네타 총재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한 ECB 행사에서 "(금리인하의) 불필요한 지연으로 인해 경기침체가 고착화하고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목표를 밑돌면 이후 불편하지만 (더 이상 낮출 수 없는) 실효적인 하한 수준에 근접하게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의적절한 조치는 ECB를 날렵하게 하고 작고 점진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며 "소폭의 금리인하는 수요부진에 대응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상승 상황이 발생해도 쉽게 중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CB는 인플레이션이 후퇴하고 유럽 경제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오는 6월에 2019년 이후 첫 금리인하를 앞두고 있지만 그 이후 추가 인하와 관련해서는 내부적으로 의견이 분분하다.

요아힘 나겔 독일 중앙은행 분데스방크 총재는 최근 특정 금리 경로를 약속할 수 없으며, 6월 조치가 반드시 그 이후 추가 인하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CB내 그를 포함한 매파(통화 긴축 선호) 인사들은 특히 중동 긴장 고조에 따른 에너지와 인플레이션 파급효과를 우려했다.

이에 비해 대표적인 비둘기파인 파네타 총재는 차입비용 인하의 긴급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특히 전례 없는 긴축 사이클 이후 신뢰성을 위태롭게 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큰(폭의 금리인하) 조치"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시장에서는 현재 4%인 수신금리가 올해 0.75%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파네타 총재는 이와 함께 "시장은 금리인하를 기대하지만 미 연준이 (지표 호조로) 금리를 지속해서 동결하면 나머지 국가들은 예상하지 못하는 통화 긴축에 직면하게 된다"며 "미국의 긴축은 유로존의 인플레이션과 생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과 ECB 간 "가상의 디커플링이 현시점에서 특별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