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에 발목 잡혔다…세계은행 "내년까지 고금리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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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확전시 유가 쇼크…100달러 넘어 인플레 부채질올해와 내년 글로벌 원자재 가격 하락세가 둔화하면서 세계 각국의 고금리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세계은행(WB)의 전망이 나왔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려면 물가가 낮아져야 하는데 높은 원자재 가격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의미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전날 발표한 원자재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2022년 6월부터 2023년 6월 사이 원자재 가격이 40% 가까이 급락하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2%P 이상 낮췄지만, 그 이후에는 거의 변동이 없었다고 분석했다.인더밋 길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디스인플레이션의 핵심 요인인 원자재 가격 하락세가 벽에 부딪혔다”며 “이는 올해와 내년에도 각국의 기준금리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은행이 집계하는 원자재 가격 지수는 올해 3%, 내년 4% 하락하는 데 그쳐 2015~2019년 평균보다 약 38%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각국의 인플레이션 둔화를 이끌 요인이 약해힌 셈이다.
특히 세계은행은 중동 지역 분쟁이 확대되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 치솟아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을 부추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산유국이 몰려있는 중동에서 한 개 이상 국가와 분쟁이 하루 300만 배럴의 공급 차질이 빚어지면 유가는 배럴당 평균 102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게 세계은행의 예측이다.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6월 인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0.76달러(0.92%) 상승한 배럴당 83.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6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0.99달러(1.12%) 오른 배럴당 89.01달러에 거래됐다.
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계는 취약한 순간에 있다”며 “에너지 가격 쇼크는 지난 2년간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각국 정부가 노력했던 노력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물론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인 OPEC+(플러스)가 올해 감산을 철회하면 유가는 안정적 가격곡선을 그릴 수 있다. 세계은행은 OPEC+가 하반기에 하루 100만 배럴을 시장에 다시 공급하면 유가는 배럴당 평균 81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