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비주요자산 매각 사례 잇따를 것…카브아웃 딜 놓치지 않겠다"

김이동 삼정KPMG 재무자문부문 대표
다음달 1일부터 '최연소 대표' 승진
"조직 내 조율자 역할 힘쓸 것"
김이동 삼정KPMG 딜부문 대표. /한경DB
국내 양대 회계법인 중 하나에서 1977년생 대표가 나왔다. 김이동 삼정KPMG 재무자문부문 대표 얘기다.

삼정KPMG는 지난 24일 임원인사에 김 부대표의 직급을 다음달 1일부터 대표로 승진시키기로 의결했다. 직원이 수천명에 달하는 대형 회계법인이 40대 중반에게 대표 직급을 내준 '파격 인사'다. 김 대표는 최근 한국경제신문에 “승진이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기라성 같은 전임 대표들을 떠올리며 정말 잘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흔치않은 인사 결정인 만큼 조직에 누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에 잠을 설치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작년 이맘때엔 삼정KPMG의 재무자문부문 5본부장으로 개별 본부를 이끌었다. 같은해 10월부터는 부대표 직급으로 삼정KPMG의 재무자무부문 10개본부를 총괄해왔다. 본부장에서 직책·직급 모두 최연소 대표가 되기까지 1년도 걸리지 않은 셈이다.

이는 김 대표가 주변의 기대를 성과로 증명한 결과라는 게 회계업계의 중론이다.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 마켓인사이트가 에프앤가이드와 함께 집계한 올 1분기 리그테이블에서 삼정KPMG는 재무자문 부문(발표 기준) 1위였다. 광주신세계와 금호고속간 4700억원 규모 딜에서 인수 측 자문을 맡는 등 총 5829억원 규모 딜 네 건을 자문했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훌륭한 선후배와 동료들의 전문성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그는 “개별 본부를 이끌다가 전체를 아우르기 위해 큰 그림을 파악하는 일이 만만치 않았다”며 “각 본부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썼다”고 했다. 일각에선 젊은 리더를 두는 것이 기존 조직 내 연공서열 분위기에 익숙한 이들에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대표는 “그런 부분이 저에게 가장 큰 과제라고 보고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며 “조직 구성원들의 전문성을 존중하면서 조율자의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는 작년 부문대표 직책을 맡았을 때부터 '오케스트라론'을 줄곧 강조해왔다. 지휘자가 피아니스트, 바이올리니스트 등 각각 다른 연주자들의 전문성을 존중하며 협주를 이끄는 것처럼 조직을 조화롭게 꾸리겠다는 얘기다. “제가 대표라고 해서 다 맞거나 모든 걸 알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조직에 정말 탁월한 분들이 많으니 이분들의 장점을 조율하는 점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그는 “올들어선 대기업이 사업부를 매각하는 카브아웃(carve-out) 딜을 특히 눈여겨보고 있다”며 "주요 카브아웃 딜을 놓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고금리와 경기 둔화가 이어지면서 올해 비주요 자산(논코어 애셋)을 매각하려는 기업들이 많아질 것이란 예상에서다.그는 “요즘 기업이나 사모펀드(PEF) 등을 만나보면 각자 고민이 깊다”며 “기업들은 사업도 녹록치 않은데 현금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주로 하고, PE들은 투자금 회수(엑시트)가 잘 되지 않는다고 토로한다”고 했다. 이어 “재무자무부문은 고객에게 도움이 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조직”이라며 “단순히 표면적인 딜 자문이 아니라 창의적이고 복합적인 해결책으로 고객들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