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F "쓱닷컴 부진, 투자금 돌려달라" vs 신세계 "성장 약속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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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피너티 등 1조 풋옵션 요구▶마켓인사이트 4월 28일 오후 4시 16분
신세계 "IPO 등 조건 만족"
내달 행사 앞두고 이견 팽팽
자금 마련 쉽지 않은 신세계
쓱닷컴 사업 전략 전면 재검토
스타벅스 등 지분 매각 가능성도
SSG닷컴 대주주인 신세계와 이마트는 SSG닷컴이 잘나가던 시절 사모펀드(PEF)들로부터 끊임없이 러브콜을 받았다. 이 중 일부 PEF의 대규모 투자도 유치했다. 하지만 국내외 전자상거래(e커머스) 플랫폼과의 경쟁 격화 등으로 SSG닷컴의 업황이 악화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SSG닷컴의 주요 투자자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BRV캐피탈이 “회사를 잘 키우겠다는 약속을 못 지켰으니 주식을 되사가라”고 요구할 조짐이 일고 있다.
풋옵션 유효한지가 쟁점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재무적 투자자(FI)인 어피너티와 BRV캐피탈이 풋옵션(특정 가격에 주식을 되파는 권리)을 행사할 수 있는 시점이 다음달 1일로 다가왔다. 신세계와 이마트는 최근 이들과의 협상에 들어갔다.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SSG닷컴이 FI들과 약속한 거래액(GMV) 조건을 만족시켰는지다.신세계는 SSG닷컴 투자를 유치할 당시 2023년까지 GMV 5조1600억원 이상을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SSG닷컴의 GMV는 5조7000억원을 넘어 표면적으로는 약속을 지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FI들은 거래액 산정 조건에 문제를 제기했다. 상품권 구입 등은 실질적인 거래로 볼 수 없어 거래액 계산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게 FI들의 주장이다.기업공개(IPO) 관련 조건도 이슈다. 신세계는 풋옵션 행사 시점 전까지 SSG닷컴이 실제 IPO에 성공하지는 못하더라도 복수의 증권사로부터 상장이 가능하다는 의견서를 받아야 한다. 이미 상장 주관사까지 선정한 만큼 신세계는 이 약속 역시 지켰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FI들은 증권사가 상장 업무 수임을 위해 제출한 ‘제안서’는 ‘의견서’로 볼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구조조정 본격화 가능성
업계에선 FI들이 풋옵션을 인정받더라도 당장 행사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마트와 신세계가 곧바로 1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마련하기가 여의찮아서다. 자칫 법적 분쟁으로 흘러가면 FI들의 투자금 회수는 더욱 난항을 겪게 된다. 어피너티는 이미 교보생명과 풋옵션 문제로 수년째 법적 분쟁을 벌여 투자금 회수가 지연되고 있다. FI들은 풋옵션을 인정받고 신세계를 압박해 투자금 회수와 관련해 유리한 조건을 받아내는 전략을 쓸 것으로 보인다.신세계는 이번 풋옵션 사태를 계기로 SSG닷컴과 관련 사업 전략을 전면 재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SSG닷컴은 국내 e커머스 시장에서 경쟁력이 밀리고 신세계가 3조원을 들여 인수한 G마켓과의 시너지도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세계는 SSG닷컴과 G마켓의 합병을 고민했지만 FI들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전해진다. 신세계 내부적으로는 이번 기회에 FI를 내보내고 SSG닷컴을 중심으로 그룹 온라인 계열사를 재편하는 방안 등도 논의하고 있다.풋옵션 사태에 따라 신세계가 계열사 지분을 파는 등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매각 가능 매물로는 스타벅스 소수 지분, 신세계푸드, 이마트24 등이 꼽힌다.
박종관/차준호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