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우승→ 하극상→ 리그1 우승…웃으며 시즌 마무리하는 이강인

한국 축구의 '차세대 에이스' 이강인이 '빅클럽' 파리 생제르맹(PSG)에서의 굴곡진 데뷔 시즌을 웃으며 마무리한다.

스페인 무대를 누비며 유럽 정상급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자리 잡던 이강인은 지난해 7월 '프랑스 최강' PSG 입단이라는 놀라운 소식을 전해왔다. 네이마르, 리오넬 메시 등이 이탈하면서 '스타 군단'의 색채는 다소 옅어졌다지만, PSG는 독보적인 골잡이 킬리안 음바페, 이 시대 최고의 풀백 아슈라프 하키미 등이 포진한 '빅클럽 중의 빅클럽'이다.

이강인의 PSG 적응이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입단 한 달여 뒤인 8월 말 왼쪽 대퇴사두근을 다치면서 리그1 개막 2경기만 소화한 뒤 전열에서 이탈해야 했다.
이어 '병역'이 걸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소화하기 위해 황선홍 감독이 이끌던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됐다.

부상 탓에 아예 아시안게임을 소화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으나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3차전부터 출전, 결승전까지 매 경기 나서며 금메달 획득에 이바지했다.

금빛 기운을 안고 PSG로 돌아온 이강인은 펄펄 날았다. 지난해 10월 AC밀란(이탈리아)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경기에서 PSG 데뷔골이자 UCL 무대 첫 골을 폭발했다.

PSG의 3-0 승리를 매조진 이 득점 뒤 이강인은 팀의 '주축'으로 자리를 잡아 갔다.

리그 데뷔골이 터지는 데에도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11월 몽펠리에와의 리그1 11라운드에서 선제 결승골을 폭발했고, 앞서 10라운드 브레스트와 경기에선 리그 첫 도움을 올렸다.

올해 1월 초 열린 트로페 데 샹피옹(프랑스 슈퍼컵)에서는 선제 결승골로 PSG의 2-0 승리와 우승에 앞장섰다.

이강인에게는 PSG 이적 뒤 첫 우승이었다.

순조롭게 흘러가는 듯했던 이강인의 2023-2024시즌은 올 초 열린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일으킨 '하극상 파문'에 다시금 요동쳤다.

이 대회에서 졸전을 거듭하던 한국은 결국 요르단과 준결승전에서 0-2로 완패하며 탈락해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

여기에 요르단전 전날 이강인이 손흥민(토트넘)과 물리적인 충돌까지 빚으며 하극상을 벌였다는 충격적인 사실까지 전해졌다.

어릴 적부터 TV를 통해 봐온 천진난만한 이미지의 이강인이 9살 많은 '대선배' 손흥민에게 대거리를 했다는 사실에 많은 팬은 실망하고 또 분노했다.

파문이 커지자 이강인은 손흥민이 있는 영국 런던으로 직접 찾아가 공개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리그와 대표팀에서 변함없는 활약을 이어갔다.

3월 17일(이하 현지시간) 리그 26라운드 몽펠리에와 경기에서 득점포를 가동했고, 이어진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에서는 두 번째 경기(한국 3-0 승)에서 손흥민과 골을 합작하며 '하극상 논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강인의 패스를 받아 2-0을 만드는 골을 넣은 손흥민은 자신을 향해 달려온 이강인을 얼싸안고 기뻐했다.

PSG에 이어 2위를 달리던 AS모나코가 28일 올랭피크 리옹과의 리그1 31라운드 경기에서 2-3으로 지면서 이강인은 처음으로 리그1 우승을 경험하게 됐다.

2018-2019시즌 발렌시아 소속으로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 우승을 경험한 이강인은 올 시즌에는 프랑스 슈퍼컵에 이어 리그1 우승 트로피도 들어 올렸다.

롤러코스터와도 같았던 올 시즌을 활짝 웃으며 마치고 있는 이강인이다.

이강인의 올 시즌 우승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우승컵 2개를 더 수집할 수 있다. PSG는 도르트문트(독일)와의 UCL 준결승 1·2차전을 남겨두고 있고, 프랑스컵에서는 결승에 올라 내달 26일 리옹을 상대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