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 여파로 '벌마늘' 피해 확산…농가들 전수조사 요구

뿌리 썪고 물러지는 무름병 피해도 발생

다음 달 수확을 앞둔 제주 마늘에 생장 장애 피해가 확산해 농가가 울상이다.
29일 전국마늘생산자협회 제주도지부(이하 마늘제주협회)에 따르면 도내 재배 마늘 농경지에 생리 장애 현상인 벌마늘이 예년보다 많이 발생했고 습기로 인해 뿌리가 썩어 물러 잘 자라지 않는 무름병이 확산하고 있다.

'벌마늘'은 마늘대 잎 안쪽에 새 잎이 나는 2차 생장 피해로 벌마늘이 발생하면 상품성이 떨어진다.

이는 지난해 연말 이후 지속된 이상 기후 여파로 농가는 보고 있다. 마늘 파종 이후인 지난 초겨울부터 기온이 유난히 높고 12월 중순부터 올봄까지는 일교차가 크고 비가 많이 내려 맑게 갠 날이 좀처럼 없었다.

마늘제주협회에 의하면 도내 마늘 생산량은 1만6천625t으로, 지난해(1만7천388t)보다 4.4%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마늘 농가 계약재배 단가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1㎏에 3천500원으로 추정된다. 제주 마늘은 5월 초부터 수확을 시작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수확에 들어가 전국 수매 단가에 영향을 미친다.

제주 마늘 생산량은 전국 생산량의 15% 안팎이다.
마늘제주협회는 이날 전국마늘생산자협회와 공동으로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마늘 2차 생장 피해를 자연재해로 인정하고 전수 조사를 실시하고 피해 마늘을 전량 수매하고 농가 보상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김창수 전국마늘생산자협회 회장은 "지난해에 계약재배 단가 수준으로는 생산비를 건지기도 어려운 수준이지만, 소비지에서는 1㎏에 1만원 수준으로 소비자들은 비싼 물가에 고통받고 있다"며 "전체 생산량 10%를 공공 비축해 안정적인 수급 대책과 합리적인 유통비용으로 소비자에게 공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