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후보 다 불러낸 '더민주혁신회의'
입력
수정
지면A6
野 새 주류된 강성친명 모임“유일한 희망의 싹인 이재명 대표를 검찰 독재의 ‘보복 응징’ 시련 한가운데서 구해내고 ‘이재명 시대’를 열고자 출범했다.”
외곽 원외조직서 실세로 부상
총선 평가 간담회 100여명 모여
조정식·추미애 등 주요인사 참석
최대 모임 '더미래' '민평련' 등
기존계파, 주도권 뺏겨 흐지부지
더민주전국혁신회의(혁신회의)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김우영 당선인은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혁신회의의 역할을 이같이 평가했다. 올초만 해도 강성 친명(친이재명) 원외 조직에 불과했던 혁신회의는 총선을 통해 31명의 당선인을 배출한 민주당 내 신주류로 떠올랐다.
“이재명 정부 개막이 목표”
혁신회의는 이날 ‘총선 평가 및 조직 전망 논의’ 간담회를 열었다. 여기에는 현역 의원과 당원 등 100여 명이 참석해 행사장을 가득 채웠다. 총선 평가를 행사 목적으로 내걸었지만 정치권에서는 ‘영향력 과시’가 진짜 행사 개최 이유라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 차기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조정식·추미애·정성호·우원식 의원과 원내대표에 단독 출마한 박찬대 의원 등 당내 주요 인사가 총출동했다.박 의원은 “국회의장과 원내대표 후보가 한 명도 빠짐없이 이 자리에서 표를 구하고 있으니 얼마나 대단하냐”고 치켜세웠다. 국회의장 후보 4명 모두 단상에 나와 “개혁 국회” “혁신 국회의장” 등 강성 발언을 쏟아내며 혁신회의 구성원들에게 코드를 맞췄다.
혁신회의는 상임대표인 김우영 당선인 등이 지난해 6월 출범시킨 조직이다. 김 당선인은 강원도당위원장 신분으로 “배신자를 심판해야 한다”며 비명(비이재명)계 강병원 의원 지역구(서울 은평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김 당선인은 최근 요직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 임명됐다. 이외에 민형배 의원(광주 광산을)은 전략기획위원장, 강득구 의원(경기 안양만안)은 수석사무부총장 등을 꿰찼다.혁신회의에는 논란이 되는 인물이 상당수다.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출신으로 22대 총선에 도전장을 냈다가 각종 문제로 물러선 강위원·정의찬 씨가 대표적이다. ‘사기 대출 의혹’ 양문석(경기 안산갑), ‘이대생 성상납’ 김준혁(경기 수원정) 당선인 역시 눈길을 끈다.
‘대장동 변호인 5인방’ 양부남(광주 서을), 김기표(경기 부천을), 이건태(부천병), 박균택(광주 광산갑), 김동아(서울 서대문갑) 당선인과 이 대표의 성남시·경기도 인맥인 안태준(경기 광주을), 윤종군(경기 안성), 모경종(인천 서구병) 당선인 등이 혁신회의에 소속돼 있다. 간담회에서 김우영 대표는 “의회 권력에서 행정 권력으로 나아가야 낭떠러지에 빠진 민생을 구할 수 있다”며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정권 교체를 주장했다. 강씨는 “이재명 정부의 개막이 목표”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간담회 후 열린 만찬에 참석해 당선인들을 격려했다.
존재감 없어진 더미래·민평련
혁신회의가 주류로 부상하면서 기존 계파 모임은 흐지부지되는 분위기다. 21대 국회에서 민주당 최대 의원 모임이었던 ‘더좋은미래(더미래)’와 김근태계 모임인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민평련)’ 등이 대표적이다. 민평련 대표인 홍익표 원내대표는 지역구를 바꿔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김근태 전 상임고문의 부인인 인재근 의원은 컷오프(공천 배제)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내 주도권이 친명으로 완전히 넘어갔다”고 했다.민주당 내에서 ‘친기업’ 성향 모임으로 주목받았던 ‘글로벌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의원 모임’도 22대에서는 활동이 불투명하다. 이 모임을 주도한 김병욱 의원(경기 성남분당을)이 낙선했기 때문이다.한재영/원종환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