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원고 낭독에 표정 굳어진 尹…신평 "나름 예의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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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첫 양자 회담을 통해 만났지만 대부분 사안에서 인식 차를 좁히지 못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이날 주요 현안 가운데 유일하게 의대 증원 필요성에 대해서만 공감했다.
신평 변호사는 3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치는 결코 다른 쪽을 복속시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쪽과 소통하며 하나의 원만한 합일점을 찾는 끊임없는 노력이다"라고 밝혔다.신 변호사는 "영수회담에서 돋보인 것은 무엇보다 윤 대통령이 보인 '대인의 풍모'였다"면서 "그런 모습이 대선 과정에서는 잘 나타났으나 최근에는 묻혀버렸고 고집이 세고 불통의 대통령으로 낙인찍혀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아는 윤 대통령은 바로 이런 분이고 또 그렇기 때문에 제가 때때로 가혹한 비판을 하면서도 그의 지지자로 머물러 있는 이유다"라며 "이 대표도 강성지지층을 의식하여 15분간의 장황한 모두발언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보이나, 나름대로 예의를 갖추고 또 의료 개혁, 연금 개혁에 협조를 약속함으로써 국정의 일부를 책임지는 떳떳한 자세를 보였다"고 호평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희망과 비관이 공존할 것이다. 제일 큰 요체는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각 지지기반 안에 있는 강경 세력을 어떻게 설득해나갈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특히 이 대표에게 이 짐은 아주 무겁게 작용할 것이다. 소위 ‘친명’ 의원 중에도 최근에 이 대표와 관계를 맺게 된 의원들은 이 대표의 실용주의적 본성을 잘 이해하지 못하면서 무조건 선명성 경쟁을 하는 것이 이 대표를 돕는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있는 듯하다"라고 주장했다.이 대표는 회담 시작에 앞서 모두 발언을 통해 윤 대통령의 잇따른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대한 유감 표명,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외압 의혹 특검법'과 이태원 참사 특별법 수용 등의 요구사항을 나열했지만, 윤 대통령은 대부분의 요구에 난색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가 작심한 듯 준비해 온 원고를 약 15분간 읽어 내려가자 윤 대통령은 말없이 이를 들었지만 굳은 표정까지 감춰지지는 못했다.
이 대표가 '이태원특별법', '특검법'을 직접 언급하며 "거부권 행사에 대해서 유감 표명과 함께 향후 국회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약속해주시면 참으로 좋겠다는 생각이고 또 정중하게 요청하는 바"라고 말한 대목에서 윤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였다.이에 더해 "제가 드리는 말씀은 저의 입을 빌린 우리 국민들의 뜻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고맙겠다", "경제가 참으로 어렵다는 건 대통령님께서도 절감하실 걸로 생각한다", "대통령께서 국회를 존중하고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인정해주시면 좋겠다"는 이 대표의 언급에도 윤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이는 걸로 답했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 기조를 비판하는 이 대표의 발언에 윤 대통령은 무반응으로 일관했다. 이 대표가 민주당의 역점 의제인 민생 회복지원금 및 R&D 예산 복원 등을 언급했을 때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 대표가 김건희 여사를 염두에 둔 "국정 운영에 큰 부담이 되는 가족 등 주변 인사의 여러 의혹도 정리하고 넘어가시면 좋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의 반응은 없었다.다만 이 대표가 "모범적인 민주국가로 평가받던 우리 대한민국에 대해서 스웨덴 연구기관이 독재화가 진행 중이다, 이런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한다"고 하자 윤 대통령은 잠시 굳은 표정을 보였다.모두 발언이 끝나자 윤 대통령은 "이 대표와 민주당이 강조해오던 이야기라 예상하고 있었다"며 별도 모두발언은 생략하고 곧바로 비공개 회담에 돌입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130여분 간 대좌했지만, 이날 회담과 관련한 별도의 합의문은 채택하지 못했다.
회담 후 대통령실은 "소통과 협치의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며 이날 만남에 의미를 부여했지만, 민주당은 "국정 기조를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없어 보였다"고 평가했다.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KBS 9시 뉴스에 출연해 "(회담) 말미에 제가 '다음번에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배석자 없이 두 분만 따로 만나시는 것이 어떨까'라고 말씀드렸는데 두 분 (윤 대통령과 이 대표)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고 전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신평 변호사는 3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치는 결코 다른 쪽을 복속시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쪽과 소통하며 하나의 원만한 합일점을 찾는 끊임없는 노력이다"라고 밝혔다.신 변호사는 "영수회담에서 돋보인 것은 무엇보다 윤 대통령이 보인 '대인의 풍모'였다"면서 "그런 모습이 대선 과정에서는 잘 나타났으나 최근에는 묻혀버렸고 고집이 세고 불통의 대통령으로 낙인찍혀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아는 윤 대통령은 바로 이런 분이고 또 그렇기 때문에 제가 때때로 가혹한 비판을 하면서도 그의 지지자로 머물러 있는 이유다"라며 "이 대표도 강성지지층을 의식하여 15분간의 장황한 모두발언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보이나, 나름대로 예의를 갖추고 또 의료 개혁, 연금 개혁에 협조를 약속함으로써 국정의 일부를 책임지는 떳떳한 자세를 보였다"고 호평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희망과 비관이 공존할 것이다. 제일 큰 요체는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각 지지기반 안에 있는 강경 세력을 어떻게 설득해나갈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특히 이 대표에게 이 짐은 아주 무겁게 작용할 것이다. 소위 ‘친명’ 의원 중에도 최근에 이 대표와 관계를 맺게 된 의원들은 이 대표의 실용주의적 본성을 잘 이해하지 못하면서 무조건 선명성 경쟁을 하는 것이 이 대표를 돕는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있는 듯하다"라고 주장했다.이 대표는 회담 시작에 앞서 모두 발언을 통해 윤 대통령의 잇따른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대한 유감 표명,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외압 의혹 특검법'과 이태원 참사 특별법 수용 등의 요구사항을 나열했지만, 윤 대통령은 대부분의 요구에 난색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가 작심한 듯 준비해 온 원고를 약 15분간 읽어 내려가자 윤 대통령은 말없이 이를 들었지만 굳은 표정까지 감춰지지는 못했다.
이 대표가 '이태원특별법', '특검법'을 직접 언급하며 "거부권 행사에 대해서 유감 표명과 함께 향후 국회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약속해주시면 참으로 좋겠다는 생각이고 또 정중하게 요청하는 바"라고 말한 대목에서 윤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였다.이에 더해 "제가 드리는 말씀은 저의 입을 빌린 우리 국민들의 뜻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고맙겠다", "경제가 참으로 어렵다는 건 대통령님께서도 절감하실 걸로 생각한다", "대통령께서 국회를 존중하고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인정해주시면 좋겠다"는 이 대표의 언급에도 윤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이는 걸로 답했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 기조를 비판하는 이 대표의 발언에 윤 대통령은 무반응으로 일관했다. 이 대표가 민주당의 역점 의제인 민생 회복지원금 및 R&D 예산 복원 등을 언급했을 때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 대표가 김건희 여사를 염두에 둔 "국정 운영에 큰 부담이 되는 가족 등 주변 인사의 여러 의혹도 정리하고 넘어가시면 좋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의 반응은 없었다.다만 이 대표가 "모범적인 민주국가로 평가받던 우리 대한민국에 대해서 스웨덴 연구기관이 독재화가 진행 중이다, 이런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한다"고 하자 윤 대통령은 잠시 굳은 표정을 보였다.모두 발언이 끝나자 윤 대통령은 "이 대표와 민주당이 강조해오던 이야기라 예상하고 있었다"며 별도 모두발언은 생략하고 곧바로 비공개 회담에 돌입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130여분 간 대좌했지만, 이날 회담과 관련한 별도의 합의문은 채택하지 못했다.
회담 후 대통령실은 "소통과 협치의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며 이날 만남에 의미를 부여했지만, 민주당은 "국정 기조를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없어 보였다"고 평가했다.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KBS 9시 뉴스에 출연해 "(회담) 말미에 제가 '다음번에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배석자 없이 두 분만 따로 만나시는 것이 어떨까'라고 말씀드렸는데 두 분 (윤 대통령과 이 대표)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고 전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