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임 아니라 배민"이라더니…내분 직전 민희진 카톡 화제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입장 발표 기자회견 중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제되지 않은 말투로 대국민 기자회견을 했던 하이브 레이블 어도어 민희진 대표의 발언이 연일 화제가 되는 가운데 내분이 일기 직전 그와 뮤직비디오 감독과 주고받은 메시지가 화제다.

지난 29일 뉴진스 신곡 '버블검(Bubble Gum)' 뮤직비디오 이영음 감독은 자신의 SNS에 민희진 대표와 나눈 채팅 일부를 캡처해 올렸다.민희진은 이영음 감독에게 인사를 건네며 '''버블검' 가편은 어떻게 돼 가고 있냐"라고 물었다. 이 감독이 "지금 작업 중이다"라고 답하자, 민 대표는 "고맙다. 뭐 맛있는 거 보내줄까 스튜디오 어디냐"라고 묻는다.

이에 감독은 "괜찮다. 가편 보시고 '괜히 보냈네' 생각하실 수 있으니 일단 보라"고 했고 민 대표는 "가편 보고 '먹고 힘내서 다시 해라' 할 수도 있지"라고 응수했다.
이영음 감독 SNS
해당 대화가 공개되자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됐고 '민희진 개치인다(너무 매력있다)'는 반응이 나왔다.네티즌들은 "삶 자체가 힙합이다. 멋있다", "강강약약이다. 뉴진스에게 하는 것만 봐도 주위에 얼마나 잘하는지 알 수 있다"고 열광했다.

그의 캐릭터는 지난 25일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고스란히 드러나서다. 입장을 담은 A4 용지와 함께 등장하리라는 대중들의 기대를 한 방에 무너뜨리고 티셔츠에 야구모자 차림으로 욕설과 비속어를 섞어가며 하이브에 대한 불만과 방시혁 의장의 이중성을 비판했다.

하이브는 민 대표이 뮤직비디오 감독과 대화를 주고받은 다음 날인 지난 22일 민 대표 등 어도어 경영진의 경영권 탈취 시도 정황을 파악하고 감사에 착수했다.이에 민 대표는 박지원 하이브 대표를 향해 "'너희 양아치냐"며 울분을 토했다. 어도어 레이블을 설립하는 과정에서도 "방시혁 님이 지원해줘서 제가 떵떵거리며 레이블 차린 줄 알겠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며 주먹으로 책상을 '탕' 내리치기도 했다.

여성 월급쟁이 사장인 자신이 엔터업계에서 험난하게 살아왔음을 토로하는 상황에서는 "내가 실적이 떨어지길 해 뭐를 해. 내가 너네처럼 기사를 두고 차를 끄냐, 술을 x마시냐, 골프를 치냐", "이 아저씨들, 미안하지만 이 개저씨들이 나 하나 죽이겠다고 카톡을 야비하게 캡처해 이렇게까지 한다"고 분노를 표했다.

이어 우울증을 토로하며 "이 업을 하면 욕이 안 나올 수가 없다. 시xxx들이 너무 많아서"라고 말해 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민 대표는 "사람들이 인센티브 50억원을 받았다 하는데 20억원 받았고, 박지원 대표가 10억원을 받았다. 회사가 마이너스가 그렇게 잔뜩 있는데"며 "20억원이 적은 게 아니라 네가 10억이면 난 더 받아야 돼. 회사가 견제만 하고 키워줄 생각을 안 한다"고 저격했다.

주술경영에 대해서는 "제가 (BTS) '군대 가, 안 가'라고 한 것은 뉴진스 엄마 마음으로 물어본 것"이라며 "BTS가 에이스니까, 에이스가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활동하는 게 홍보 포인트가 잡히지 않나 해서 물어본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것은 개인 사찰이다. 이에 대해 고소할 것"이라며 "법인카드 턴다고 하더니 별것 없으니 무당 경영이라고 한다. 백날 털어봐야 식대 밖에 안 나온다. 배민"이라고 강조했다.

하이브 측은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사실이 아닌 내용이 너무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가 어려울 정도"라며 "민 대표는 시점을 뒤섞는 방식으로 논점을 호도하고, 특유의 굴절된 해석 기제로 왜곡된 사실관계를 공적인 장소에서 발표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경영자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입증한 만큼, 어도어의 정상적인 경영을 위해 속히 사임하라"고 촉구했다.
소속사의 내홍에도 불구하고 뉴진스의 '버블검' 뮤직비디오가 28일 오후 4시 공개된 후 30일 오전 현재 1600만 조회수를 돌파했다.버블검은 내달 24일 발매되는 더블 싱글 앨범 '하우 스윗(How Sweet)'의 수록곡이다. 단순한 드럼 사운드 패턴에 시원한 신시사이저 소리가 더해진 노래로, 지난해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지 리스닝' 곡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