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새 회장 "영수 회담 결과는 '십상시'들 의견 반영된 것"

이재명 대표 향해 "세계 최고 외상센터 놔두고 전원" 직격
범의료계 협의체 구성 계획 밝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 당선인이 28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제76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협회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뉴스1
"어제 영수 회담 결과는 십상시들 의견이 반영된 거죠."

공식 취임을 하루 앞둔 30일 대한의사협회(의협) 임현택 회장 당선인은 전날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영수 회담을 두고 이렇게 평가했다.임 당선인은 이날 매체를 통해 "의대 증원이나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등을 모두 백지화해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영수 회담 결과는 십상시들의 의견만 반영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십상시'란 국정을 농락해 나라를 망하게 하는 이들을 비난할 때 쓰이는 비유적 표현이다.

이어 그는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의료문제를 이해하는 데 주변의 잘못된 목소리에 경도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임 당선인은 '잘못된 목소리'를 낸 인물로 김윤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당선인과 안상훈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당선인을 꼽으며 "이들이 국민들을 선동하더니 이제 국회까지 진출했다"고 비난했다.

이재명 대표에 대해서는 '부산 피습 사건'을 다시 거론하며 의료 정책을 논할 자격이 없다고 꼬집었다.

임 당선인은 "이 대표는 공공의료, 지방 의료 살려야 한다고 얘기해놓고도 본인이 습격당하니까 아시아 최고 외상센터를 갖춘 부산대병원을 놔두고 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옮겨갔다"며 "이런 분이 영수 회담에서 대통령과 합의한 의료 정책에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앞서 임 당선인은 지난달 29일에도 '십상시'를 거론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통령) 주변의 십상시들이 대통령의 눈과 귀를 막은 측면이 있기 때문에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좀 바른 판단을 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제42대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직 인수위원회는 5월 1일 임현택 차기 회장 집행부 출범과 동시에 의학회, 의대 교수, 전공의 및 의대생을 포함하는 범의료계 협의체를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흠 의협 회장직 인수위원장은 "제42대 집행부 출범 직후 범의료계 협의체를 가동해 사태 변화에 면밀히 대응할 것"이라며 "정부의 태도도 변화가 필요한 시기로, 더 이상의 피해를 양산하지 말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