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원들 "유가·농산물가격 불안…충분한 긴축 필요"

4월 22일 금통위 의사록…일부 위원은 "장기간 고금리 부작용도 부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은 지난 12일 '전원 일치'로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하면서 유가와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여전히 불안한 물가를 가장 중요한 근거로 내세웠다. 다만 일부 위원은 "금리 정상화의 필요성이 커졌다"며 금리 인하 검토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한은이 30일 공개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4월 12일 개최) 의사록에 따르면 한 위원은 당시 회의에서 "국제유가, 농산물가격 전망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커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의 마지막 단계 리스크(위험)는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물가상승) 하향 안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대인플레이션의 안정이 중요한 시기인 만큼 충분히 긴축을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위원도 "근원물가는 대체로 안정적 흐름을 보이지만, 소비자물가가 국제유가 불안과 농산물 가격 변동성 등 공급 측면의 충격으로 목표(2%)에 이르기까지 굴곡진 움직임이 간헐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미국 등 주요국 정책금리 방향, 물가 경로, 부동산 시장과 연계된 가계부채 흐름 등을 감안해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예상보다 높은 경제 성장률도 긴축 기조 유지의 배경으로 거론됐다.

한 위원은 "경기 측면에서도 잠재 수준 또는 그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미 금융시장 상황이 완화 흐름을 이어오는 점 등으로 볼 때 통화정책의 긴축기조 전환을 서두를 필요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위원들도 금리 인하를 검토할 시점이 점차 다가오는 점은 인정했다. 한 위원은 "장기간의 고금리로 인한 부작용이 경제 곳곳에서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고, 다른 위원도 "내수 부진의 고착화를 방지하고 차입 부문의 누적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금리 정상화의 필요성은 커졌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