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돌' 빙그레 삼총사, 해외서 돌풍 잇는다

K푸드 스테디셀러 스토리

바나나맛우유, 누적 95억개 판매
투게더, 고급 아이스크림 시초
누가바, 2030 겨냥 '미니' 선보여
95억 개.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가 출시 50년 만에 달성한 기록(누적 판매량)이다. 바나나맛 우유는 하루평균 판매량이 80만 개에 달하는 명실상부한 국민 가공유다. 연매출은 수출을 포함해 2500억원을 웃돈다.

바나나맛 우유의 시작은 ‘어떻게 하면 우유를 부담 없이 마실 수 있을까’라는 물음이었다. 1970년대 대다수 국민은 우유를 즐겨 마시지 않았다. 빙그레 연구팀은 당시 수입에 의존하던 바나나를 우유에 넣기로 하고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배불뚝이 모양의 폴리스티렌 소재 용기는 전통 유물인 달항아리를 본떠 만들었다.

최근엔 해외에서 더 인기를 끌고 있다. 바나나맛 우유는 2004년 미국을 시작으로 중국, 베트남, 필리핀 등 26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성장세가 가파르다. 바나나맛 우유가 중국에서 출시된 2008년 당시만 해도 현지 가공유 시장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빙그레는 서울역, 제주도 등 주요 관광지에 중국인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광고 마케팅을 강화했다. 그 결과 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고 ‘꼭 먹어봐야 할 한국 음식’으로 자리매김했다.

빙그레는 2003년 바나나맛 우유 자매품인 ‘딸기맛 우유’를 선보였다. 이후 새로운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세상에 없던 우유’ 시리즈를 잇달아 내놨다. 지난 3월엔 바나나맛 우유에 동갑내기 아이스크림인 ‘투게더’를 더한 ‘투게더맛 우유’를 출시했다. 투게더도 누적 판매량이 약 7억 개에 달하는 장수 제품이다. 국내 고급 아이스크림의 시초로 평가받는다. 흔히 ‘께끼’로 불리는 저가 셔벗 제품뿐이던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최초의 국산 고급 아이스크림으로 인식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빙그레는 지난 25일부터 투게더 출시 50주년을 맞아 서울 성수동에서 ‘투게더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빙그레 자회사인 해태아이스크림의 ‘누가바’도 올해 반백 살을 맞았다. 최근 20, 30대 젊은 층을 겨냥해 한입 크기의 ‘누가 바이트 미니’를 선보였다. 빙그레 관계자는 “투게더와 누가바도 북미와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