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6월 선거 앞두고 메타 조사…'허위 정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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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선거 앞두고 '제3국發 허위 정보 우려'유럽연합(EU)이 오는 6월 선거를 앞두고 메타에 대한 디지털서비스법(DSA) 위반 조사에 착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에서 러시아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여론 조작에 나설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메타가 플랫폼 내에서 허위정보 확산 방지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EU가 직접 나선 것으로 보인다.
DSA, 연간 매출 최대 6% 과징금 부과 가능
EU 집행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게시되는 허위 광고 및 관련 조치가 선거에 악영향을 미치고 DSA 규정을 위반할 위험이 있어 공식 평가 절차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번 조치는) 제3국에 의한 허위 정보 및 조작으로부터 유럽 시민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밝혔다. 오는 6월 6일부터 9일까지 진행되는 선거를 앞두고 메타의 가짜 뉴스 및 허위 광고 방지 시스템과 콘텐츠 검열 조치가 DSA를 준수하고 있는지 여부를 살피겠다는 의도다.DSA 법에 따르면 SNS 플랫폼은 유해 콘텐츠에 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사용자가 콘텐츠에 대한 불만 사항을 등록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해야 한다. DSA를 위반할 경우 EU는 전 세계 연간 매출의 최대 6%를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집행위는 메타가 지난 3월 플랫폼 내 데이터 추적 프로그램인 크라우드 탱글 서비스를 8월 중으로 종료하기로 한 계획을 문제삼았다. 크라우드 탱글은 연구원, 언론인을 비롯한 시민들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서 일어나는 정보 확산을 추적 및 분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집행위는 "메타가 제3자 모니터링 서비스를 종료한다면 정치적 투명성과 건전한 시민 담론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메타는 크라우드 탱글을 '콘텐츠 라이브러리'라는 도구로 대체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집행위는 메타가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에 대해 5영업일 이내로 답변하도록 명령했다.
메타 대변인은 "플랫폼 내에서 위험을 식별하고 관리하기 위한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다"며 EU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EU 집행위원회가 메타의 시스템이 가짜 뉴스 확산과 정치적 시도를 억제할만큼 강력하지 않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