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모든' 미야케 쇼 감독 "고통 겪는 모든 사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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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 찾아 기자회견…"영화관 위기지만, 없어지지 않을 것" "PMS(월경 전 증후군)나 공황장애가 아니라도, 다양한 이유로 직장 생활을 할 수 없다든지 하는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일본 사회에 매우 많아요. 이들의 문제를 다양한 시각으로 생각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영화를 만들었죠."
일본 영화를 이끌어갈 신진 감독으로 주목받는 미야케 쇼(40) 감독은 1일 전주의 한 영화관에서 열린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기자회견에서 신작 '새벽의 모든'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미야케 감독이 연출한 '새벽의 모든'은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영화제는 개막작 상영과 개막식을 시작으로 열흘간 본격적인 일정에 들어간다. '새벽의 모든'은 PMS를 앓는 젊은 여성 후지사와(가미시라이시 모네 분)와 공황장애를 가진 남성 야마조에(마쓰무라 호쿠토)의 이야기다.
16㎜ 필름으로 촬영돼 아날로그적 감성이 두드러진다.
PMS로 분노가 치밀 때 억제하지 못하는 후지사와가 치료제의 부작용으로 밀려드는 졸음을 주체할 수 없어 결국 직장을 그만두고, '구리타 과학'이라는 이름의 어린이용 과학 기기 제조업체에 취업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직원이 열 명도 안 되는 작은 회사인 이곳에서 후지사와는 동료 야마조에를 만난다.
공황장애를 앓는 야마조에는 약을 제때 먹지 않으면 발작을 일으킨다.
장애를 가진 두 사람을 주인공으로 했다는 점에서 소리를 못 듣는 복서가 주인공인 미야케 감독의 전작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2022)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미야케 감독은 "PMS나 공황장애는 의학적 명칭일 뿐"이라며 "그들(후지사와와 야마조에)은 다른 사람과 다르지 않다.
(장애라는 설정은) 개인적인 특징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누구나 사회생활의 어려움을 일으키는 자기만의 고통이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는 점에서 후지사와와 야마조에는 보통 사람을 대변하는 존재라는 얘기다.
구리타 과학의 사장도 자기만의 아픔이 있다.
어찌 보면 '새벽의 모든'은 아픔을 지닌 채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 관한 작품이다. '새벽의 모든'은 일본 작가 세오 마이코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미야케 감독은 "원작 소설의 주인공들에게 끌렸다"며 "단순히 장애 때문은 아니다.
그들이 자기 처지에 관해 끊임없이 묻고 답하며, 행동에 나서는 모습을 보면서 영화 캐릭터로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후지사와는 새 직장에서도 PMS로 격하게 짜증을 내곤 한다.
야마조에도 근무하다가 발작으로 실려 가기도 한다.
그런 두 사람이 사회에 조금씩 뿌리를 내리는 건 둘의 우정과 연대, 그리고 이들을 품어주는 직장 동료들의 공동체다.
구리타 과학은 지역 공동체와도 연결돼 있다.
이 회사 직원들은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밤하늘을 수놓는 별자리를 재밌게 설명하는 연례행사를 개최한다.
후지사와와 야마조에가 행사를 이끄는 장면은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미야케 감독은 "PMS나 공황장애는 간단히 치료되지 않고, 10년이나 20년, 혹은 평생에 걸쳐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상상이 어려울 만큼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 긴 시간, 먼 미래와 먼 과거를 보여주려고 우주라는 설정을 가져왔다"고 했다.
시대의 흐름에 뒤처진 공간의 느낌을 주는 구리타 과학은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에서 폐관을 앞둔 복싱 연습장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이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미야케 감독은 "내가 가장 걱정하는 건 영화관"이라며 "대학 시절 내가 일했던 영화관도 없어졌는데, 일본에서도 영화관이 반으로 줄어든 것 같다"고 걱정을 털어놨다.
그러나 미야케 감독은 "영화관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영화를 사랑하고, 영화를 꼭 극장에서 봐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직도 많기 때문"이라고 힘줘 말했다.
미야케 감독은 '새벽의 모든'이 자기 작품 중 가장 많은 배우진이 참여한 영화로,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다며 관람을 권했다. 작업을 함께하고 싶은 한국 배우가 누구냐는 질문엔 일본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배우 심은경을 꼽았다. /연합뉴스
일본 영화를 이끌어갈 신진 감독으로 주목받는 미야케 쇼(40) 감독은 1일 전주의 한 영화관에서 열린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기자회견에서 신작 '새벽의 모든'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미야케 감독이 연출한 '새벽의 모든'은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영화제는 개막작 상영과 개막식을 시작으로 열흘간 본격적인 일정에 들어간다. '새벽의 모든'은 PMS를 앓는 젊은 여성 후지사와(가미시라이시 모네 분)와 공황장애를 가진 남성 야마조에(마쓰무라 호쿠토)의 이야기다.
16㎜ 필름으로 촬영돼 아날로그적 감성이 두드러진다.
PMS로 분노가 치밀 때 억제하지 못하는 후지사와가 치료제의 부작용으로 밀려드는 졸음을 주체할 수 없어 결국 직장을 그만두고, '구리타 과학'이라는 이름의 어린이용 과학 기기 제조업체에 취업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직원이 열 명도 안 되는 작은 회사인 이곳에서 후지사와는 동료 야마조에를 만난다.
공황장애를 앓는 야마조에는 약을 제때 먹지 않으면 발작을 일으킨다.
장애를 가진 두 사람을 주인공으로 했다는 점에서 소리를 못 듣는 복서가 주인공인 미야케 감독의 전작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2022)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미야케 감독은 "PMS나 공황장애는 의학적 명칭일 뿐"이라며 "그들(후지사와와 야마조에)은 다른 사람과 다르지 않다.
(장애라는 설정은) 개인적인 특징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누구나 사회생활의 어려움을 일으키는 자기만의 고통이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는 점에서 후지사와와 야마조에는 보통 사람을 대변하는 존재라는 얘기다.
구리타 과학의 사장도 자기만의 아픔이 있다.
어찌 보면 '새벽의 모든'은 아픔을 지닌 채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 관한 작품이다. '새벽의 모든'은 일본 작가 세오 마이코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미야케 감독은 "원작 소설의 주인공들에게 끌렸다"며 "단순히 장애 때문은 아니다.
그들이 자기 처지에 관해 끊임없이 묻고 답하며, 행동에 나서는 모습을 보면서 영화 캐릭터로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후지사와는 새 직장에서도 PMS로 격하게 짜증을 내곤 한다.
야마조에도 근무하다가 발작으로 실려 가기도 한다.
그런 두 사람이 사회에 조금씩 뿌리를 내리는 건 둘의 우정과 연대, 그리고 이들을 품어주는 직장 동료들의 공동체다.
구리타 과학은 지역 공동체와도 연결돼 있다.
이 회사 직원들은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밤하늘을 수놓는 별자리를 재밌게 설명하는 연례행사를 개최한다.
후지사와와 야마조에가 행사를 이끄는 장면은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미야케 감독은 "PMS나 공황장애는 간단히 치료되지 않고, 10년이나 20년, 혹은 평생에 걸쳐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상상이 어려울 만큼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 긴 시간, 먼 미래와 먼 과거를 보여주려고 우주라는 설정을 가져왔다"고 했다.
시대의 흐름에 뒤처진 공간의 느낌을 주는 구리타 과학은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에서 폐관을 앞둔 복싱 연습장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이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미야케 감독은 "내가 가장 걱정하는 건 영화관"이라며 "대학 시절 내가 일했던 영화관도 없어졌는데, 일본에서도 영화관이 반으로 줄어든 것 같다"고 걱정을 털어놨다.
그러나 미야케 감독은 "영화관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영화를 사랑하고, 영화를 꼭 극장에서 봐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직도 많기 때문"이라고 힘줘 말했다.
미야케 감독은 '새벽의 모든'이 자기 작품 중 가장 많은 배우진이 참여한 영화로,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다며 관람을 권했다. 작업을 함께하고 싶은 한국 배우가 누구냐는 질문엔 일본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배우 심은경을 꼽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