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치과 골이식' 경북 '세포배양'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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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이노덴탈' 특구로 지정대구가 세계 최초로 폐치아를 치과용 골이식재로 재활용하는 신산업 육성에 나섰다. 경북 의성은 배양육 등 세포배양산업을 키운다.
폐치아 재활용…212억 수입 대체
의성은 동물세포 인공배양 실증
경북 '푸드테크 산업' 벨트 구축
대구시와 경상북도는 지난달 30일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규제자유특구위원회에서 이노베이션덴탈산업과 세포배양산업 규제특구로 각각 지정됨에 따라 이들 산업을 본격 육성한다고 1일 발표했다.대구시의 이노베이션덴탈 사업은 환자로부터 기증받은 폐치아를 가공해 치과용 골이식재로 개발해 활용하는 것이 골자다. 매년 버려지는 폐치아 1300만 개의 재활용 필요성이 높지만 폐기물관리법상 태반 외에 인체 유래물 재활용이 금지돼 있다.
대구시는 특구 지정으로 동구 신서혁신도시 등 4개 구 14.3㎢의 이노덴탈특구에서 의료폐기물로 버려지는 인체 치아를 재활용하는 특례를 적용받아 세계 최초로 동종치아 골이식재 개발 및 사업화를 실증한다. 동종치아는 사람 뼈로 제작한 치아를 뜻한다.
대구시와 경북대치과병원,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대구테크노파크, 덴티스, 코리아덴탈솔루션 등 6개 특구사업자는 156억원의 예산으로 2030년 말까지 국내 인허가, 해외 진출에 반드시 필요한 미국(FDA), 유럽(CE), 중국(CFDA) 의료기기 인증 절차를 추진한다. 대구시는 이번 실증 특례로 동종치아 골이식재를 개발하면 2035년부터 연간 212억원의 수입 대체, 940억원의 지역기업 매출 증가, 1263억원의 수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정장수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동종치아를 재활용한 의료기기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사업화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게 됐다”며 “치의학 분야가 강한 대구를 글로벌 덴털시티로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성군은 세포배양식품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됐다. 경상북도와 의성군은 세포배양식품 상용화를 위해 동물 또는 도축 직후 원육에서 ‘세포 추출-배양-생산’ 체계를 마련하는 실증을 진행한다. 오는 6월부터 2028년 말까지 199억원을 투입한다. 의성군 바이오밸리산단 일원에서 혁신 기업 10개가 사업에 참여한다. 세포배양식품은 동물세포를 인공적으로 배양해 제조한 식품이다. 싱가포르와 미국에서 사업이 승인됐지만 아직 초기 단계다.
세포배양식품은 가축을 키우는 데 필요한 자원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친환경 대안으로 잠재력이 매우 높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살아있는 동물 또는 도축 직후 원육에서 세포를 추출하는 기준이 없어 산업 육성에 어려움이 있었다. 경상북도와 의성군은 지난해 세포배양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하고 세포배양산업지원센터를 준공했다. 또 세포 배양을 위한 기업용 GMP(우수식품·의약품 제조·관리 기준) 시설을 올해 착공한다. 의성은 세포배양식품 실증 생산 거점, 안동은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를 통한 동물세포 배양, 영주는 세포 확보에 필요한 가축 사육을 분담할 계획이다.이철우 경북지사는 “세계 최고의 배양 기술을 갖춘 기업이 참여하는 만큼 전망이 밝다”며 “세포배양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북부권 푸드테크산업벨트로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