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학 농성에 경찰 진입…가자戰 반대 시위대 해산

컬럼비아·UCLA 등서 잇단 충돌

< 아수라장 된 UCLA…한밤 유혈 충돌 > 1일 친이스라엘 시위대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캘리포니아주립대(UCLA) 캠퍼스에서 농성 중인 친팔레스타인 시위대와 충돌했다. 대규모 폭력 사태가 벌어진 끝에 경찰이 캠퍼스에 진입해 불법행위자들을 연행했다. /AFP연합뉴스

가자 전쟁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가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 내 주요 대학 캠퍼스에 경찰 병력이 출동해 시위대 해산에 나섰다. 컬럼비아대와 로스앤젤레스캘리포니아주립대(UCLA) 등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잇따라 충돌했다.

1일 LA타임스에 따르면 친이스라엘 시위대가 UCLA에서 농성 중인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를 공격해 대규모 폭력 사태가 벌어진 끝에 경찰 병력이 캠퍼스에 진입했다. 이날 새벽 검은색 옷과 흰색 마스크를 착용한 친이스라엘 시위대는 반전 시위대 측이 설치한 바리케이드를 철거하기 시작했다. 상대방을 향해 폭죽을 쏘며 둔기를 휘두르는 등 수시간 동안 양측의 폭력이 지속됐고, 경찰이 출동해 불법행위자들을 연행한 뒤에야 사태가 진정됐다.

전날엔 대규모 경찰 병력이 뉴욕 컬럼비아대 캠퍼스에 진입해 시설을 점거하고 농성 중인 시위대를 잇달아 체포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경찰은 시위대가 점거 중인 해밀턴홀 2층 창문을 통해 건물에 진입한 뒤 불법시위를 벌인 학생 50여 명을 체포해 버스에 태웠다. 컬럼비아대는 미국 대학가의 반전 시위가 처음 시작된 곳이다. 시위대는 지난 2주 동안 캠퍼스 잔디밭에 텐트를 치고 농성을 벌였다. 대학 측은 해산을 요구한 뒤 시위대가 이에 불응하자 예고한 대로 정학 조치에 착수했다. 이에 학생들은 캠퍼스 내 건물인 해밀턴홀을 기습 점거했고, 학교 측은 건물을 점거한 학생은 퇴학 처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컬럼비아대는 경찰 당국에 시위대 해산을 요청하고, 경찰관들이 오는 17일까지 학내에 주둔할 것을 요청했다. 같은 날 노스캐롤라이나대와 애리조나대 등에도 경찰이 출동해 불법행위자들을 연행했다. 브라운대는 학내 시위대가 캠퍼스 내 야영 텐트 농성을 해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