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새 집행부 첫 회의…'범의료계 협의체' 구성 논의

취임식 여는 임현택 "전공의 포함 협의체 구성"…전공의 측 "독단 우려"
정부, 전공의 연속근무 단축 시범사업…대교협은 의대 모집인원 결과 공개
2일 취임식을 하는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신임 회장이 첫 회의를 통해 정부 정책을 저지하는 데 고삐를 당길 것으로 보인다. '강경파'인 임현택 집행부는 취임과 동시에 전공의들을 포함한 '범의료계 협의체'를 구성하고 정부와의 일대일 대화를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전공의 측은 "임 회장의 독단 행동을 우려한다"면서 자체적으로 의사 결정을 하겠다고 밝혀 새 의협 집행부의 '통합 행보'에 난항이 예상된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근로자의 날인 전날 임기를 시작한 임 회장은 이날 비공개로 취임식을 연다. 임 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임기 시작을 알리며 "국민들과 환자분들이 너무 걱정하지 않으시도록 얽힌 매듭을 잘 풀어 나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다소 점잖은 말투였지만, MBC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서는 "(의대 증원 등) 백지화 없이는 어떤 협상도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임 회장이 의료계의 단일 창구가 의협임을 강조한 가운데 새 집행부는 이날 첫 상임이사회를 열고 전공의, 의대생 등이 모두 함께하는 범의료계 협의체 구성을 논의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다시 의료계의 분열이 드러나 내부 조율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대전협은 임현택 회장과 범의료계 협의체 구성에 대해 협의한 바 없고, 의대생 협회도 논의한 바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현택 회장의 독단적인 행동을 심히 우려하고 있다"며 "전공의들은 지금까지 주체적으로 행동해왔고 앞으로도 자율적으로 의사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협과 전공의 단체가 '불협화음'을 내는 가운데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이날 2025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발표한다.

내년 모집인원은 1천550명 안팎으로, 당초 정부가 정한 증원 규모인 2천명보다 450명가량 줄어든다.

대교협은 이달 중순까지 증원을 승인하지 않아야 한다고 한 법원의 판단에 따라 이달 중순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증원 관련 심의를 할 전망이다.
정부는 이날부터 17일까지 총 218개 전공의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연속근무 단축 시범사업 참여기관을 모집한다.

각 병원은 26개 전문과목 중 필수의료 과목인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그리고 전공의 근무 시간이 많은 신경외과, 흉부외과 중 2개 이상의 과목을 포함해 신청해야 한다.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병원은 1년간 전공의 연속근무 시간을 현행 36시간에서 병원 여건에 따라 24∼30시간으로 자율적으로 줄인다.

정부는 시범사업 참여 기관에 행정 부담 완화, 전공의 추가 배정 등 혜택을 준다는 방침이다.

한편 정부는 이날 오후 '의료개혁 추진을 위한 건강보험과 재정의 역할'을 주제로 제8차 의료개혁 정책토론회를 연다.

토론회에서는 병원, 학회, 연구기관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해 의료시스템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재정 투자 방향을 논의한다. 앞서 정부는 필수의료 분야를 국방 등과 같은 국가 본질적 기능으로서 지원하고자 10조원 이상 건강보험 재정과 특별회계 신설 등 재정 투입을 강화하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