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동연, '넝쿨당' 작가·'빈센조' 감독 재회…"감사하고 신기" [인터뷰+]

tvN 주말드라마 '눈물의 여왕' 홍수철 역 배우 곽동연
/사진=블리츠웨이스튜디오
데뷔작을 함께한 작가, 인생 연기를 펼쳤다고 평가받는 작품을 함께한 감독과 만났다. 여기에 주인공 커플과도 구면이다. 올해 겨우 27세, 하지만 벌써 데뷔 13년 차 배우가 된 곽동연의 내공이 tvN 주말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다시 한번 드러난 셈이다.

'눈물의 여왕'은 퀸즈그룹을 배경으로 3세 홍해인(김지원 분)과 그의 남편 백현우(김수현 분)의 다시 찾은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하지만 로맨스 뿐 아니라 중요한 축을 담당한 게 가족애였다. 곽동연이 연기한 홍수철은 홍해인의 동생으로 잘난 누나에게 이리저리 치이지만, 자신의 아내 천다혜(이주빈 분)와 아들에게만큼은 떳떳하고 싶은 인물이었다. 퀸즈그룹이 윤은성(박성훈 분)의 계략에 넘어가는 결정적인 실수를 한 것도 홍수철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진심과 순정남의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애증의 대상이 됐다.2012년 방영된 박지은 작가의 KBS 2TV '넝쿨째 굴러온 당신'으로 데뷔한 곽동연은 "작가님이 대본 리딩 때 '그동안 잘 지켜봤다'며 '자식같다'는 말을 해주셨다"며 "그때 제가 16살 때라 기억이 생생하지 않지만, 정말 따뜻하고 많은 걸 배운 현장이었는데, 그 시간을 기억해주시는 게 신기했다"면서 지난 시간을 떠올렸다.

가수 연습생이었던 곽동연이 연기자로 진로를 바꾼 것도 '넝쿨당' 덕분이었다. 곽동연은 "연습생 생활을 하면서 연기 레슨을 부가적으로 받아 왔고, 우연히 '넝쿨당' 오디션을 봤는데 '덜컥' 붙은 거였다"며 "연습생이라는 모호한 신분을 떼고 일을 한다는 게 너무 좋았고, 현장에서 많은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하나의 결과물을 만든다는 점에서 굉장히 긍정적인 인상을 받았다"면서 가수가 아닌 연기자가 된 이유를 밝혔다.
/사진=블리츠웨이스튜디오
이후 곽동연은 쉼 없이 작품 활동을 해왔다. "최근 회사 자체 콘텐츠 촬영을 하면서 '그동안 출연한 드라마를 다 나열할 수 있냐'고 하는데, 다 생각나지 않더라"고 고백할 정도였다. 하지만 많은 작품 중 배우 곽동연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tvN '빈센조'였고, 이 작품의 김희원 감독은 '눈물의 여왕' 공동 연출자 중 한명이었다. 여기에 누나 김지원과는 KBS 2TV '쌈, 마이웨이'에서 결별한 전 연인으로 인연을 맺었고, 김수현과는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함께 했다.구면인 사람들과 함께하던 현장이었지만, 곽동연은 "새로운 배움이 가득했다"면서 '눈물의 여왕'이 준 의미를 전했다. 특히 "작가님은 '편하게 연기하라'고 해주셨고, 감독님은 디렉션이 명확하시다"며 "여기에 제가 멜로도 할 수 있다는 걸 이번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는데, 많은 조언을 받았다"고 덕을 돌렸다. 하지만 촬영장에서는 곽동연의 배려와 연기력에 대한 찬사가 흘러나왔다는 후문이다. 특히 아내로 호흡을 맞춘 이주빈은 "곽동연은 천재"라며 "항상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데, 그걸 티 내지 않아 더 고맙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연기를 하며 사회생활을 했기에 또래보다 의젓한 모습의 곽동연은 김수현, 박성훈이 빠진 사주 앱에도 흔들리지 않았다고. 곽동연은 "저랑은 취향이 맞지 않아 바로 지웠는데, 그런 형들이 귀여웠다"고 웃었다. 또한 수철이 "'어후철'이야. 어차피 후계자는 수철"이라는 대사에 "'이렇게까지 철이 없었나' 싶었다"면서 "이렇게 잘되고 싶고, 질투가 많고, 무서운 게 많은데, 또 아내와 아들에겐 멋진 아빠가 되고 싶다고 했다"고 자신이 분석한 수철에 대해 소개했다.

능숙한 코믹 연기는 물론 팬들과 소통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운영하면서도 타고난 센스로 엑스(구 트위터), 인스타그램 무물(무엇이든 물어보세요)로 화제가 된 곽동연이다. 하지만 '눈물의 여왕'을 하면서 늘어난 팔로우 수가 얼마만큼인지도 인지하지 못할 만큼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고 고백했다.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연기를 하고 싶다"고 하지만, 이를 여과 없이 노출하는 리얼버라이어티 출연은 "하고 싶지 않다"면서, "나이를 먹으면서 조심스러운 성향이 더 강해지는 거 같다"고 털어놓았다."어릴 땐 더 거침이 없었던 거 같아요. 그런데 지금은 계속 변화한다는 걸 알게 되니, 어떤 이야기를 자신 있게 내놓는 게 겁나는 지점도 있어요. 제 발언의 미숙함으로 누군가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더 조심하게 돼요."
/사진=블리츠웨이스튜디오
SNS 대신 식물들을 돌보는 '식집사' 삶에 집중했다는 곽동연은 "얼마 전에 알레르기 검사를 했는데, 대부분의 식물에서 알레르기 반응이 나왔다"며 "병원에서는 모두 처분하라고 하는데, 어떻게 그러냐. 일단은 데리고 있는데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밖에 나가서는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 복싱에 심취했다고 전했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손등에 상처가 보였는데 "복싱을 하다 긁힌 것"이라고 전했다. 그래서 차기작도 "몸을 격하게 쓰는 작품을 찾는다"고.

"저는 작품을 선택할 때 항상 개인의 취향이 반영되는 거 같아요. 지금은 몸을 격하게 쓰고 싶어요. 장르물, 스릴러가 될 수도 있고요. 일단 '눈물의 여왕'에서 멋진 선배님들과 함께하면서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어요. '다음에 꼭 써먹고 싶다' 하는 것들이 있거든요. 이런 것들을 보여드릴 수 있는 좋은 작품으로 인사드리고 싶어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