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측 "경영권 탈취? 실체 없는 주장…하이브, 흑색선전 멈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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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가 제기한 의혹 전면 반박하이브와 산하 레이블 어도어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민희진 어도어 대표 측이 하이브의 주장을 전면 반박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경영권 탈취, 실체 없는 헛된 주장"
"풋옵션 30배수 요구? 보이그룹 제작 가치 반영"
"경업금지의무 풀고, 민 대표가 거절? 사실 아냐"
"뉴진스 계약 해지 권한 요구는 불합리한 간섭 해결하려"
어도어는 2일 "여러 차례 언론과의 대화 과정에서 뉴진스 노력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하이브가 아티스트의 소식이 아닌 다른 이슈를 확산시키는 언론 활동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이브도 민 대표의 기자회견에 반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또 다시 언론을 통해 반박을 재개하는 부분에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전했다.이어 현재 제기된 각종 의혹을 전면 반박했다.
먼저 하이브가 주장하는 경영권 탈취 의혹과 관련해 "실체가 없는 헛된 주장"이라며 "근거로 제시한 자료들은 경영권 탈취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하이브와의 지속적인 갈등 속에 나온 상상이다. 그와 관련된 어떠한 구체적인 계획도, 실행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감사가 시작되고 여론전이 심해지자 어도어 부대표 A씨는 하이브 주요 경영진을 찾아가 일방적인 여론전을 멈춰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민 대표의 안위를 걱정해서였지만, 하이브 경영진으로부터 "지금 민희진 대표를 걱정할 때가 아니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어도어는 전했다.아울러 하이브 경영진으로부터 "피소될 경우 실무자인 네가 꼬리 자르기를 당하면 물어내야 할 피해액을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러느냐", "가족을 생각하라" 등의 발언을 협조하라는 회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협조하면 문제 없을 것"이라고 압박해 정보제공 동의서에 서명하게 했지만, 다음날 부대표의 카톡 내용이 언론에 공개됐다는 게 어도어의 주장이다.
또한 민 대표의 법률대리인이 선임계 제출을 위해 용산경찰서에 확인한 결과, 해당 문건을 작성한 당사자인 부대표는 피고발인에서 제외됐음을 확인했다면서 "하이브는 대화가 오고 간 내용의 앞뒤 문맥을 고려하지 않고 마치 애초의 목적이 경영권 탈취인 것처럼 악의적으로 짜깁기했으며 이를 의도적으로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민 대표의 '이건 사담이어야 해'라는 발언도 해당 내용과 전혀 연관이 없는 발언을 짜깁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금전적 보상 관련해서도 "우선 민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연봉이 아닌 인센티브가 20억원이라고 밝혔다. 어도어 설립 후 2년 만에 33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에 대한 보상"이라고 했다.
이어 "인센티브 산정시 문제를 제기한 것은 금액 자체가 아니라 인센티브 결정의 기준과 그 결정과정의 투명성에 대한 것이었다. 민 대표는 하이브의 인센티브 결정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인센티브를 산정하는 과정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하이브가 민 대표의 연봉, 인센티브, 주식보상 등을 언급한 것은 논점을 흐린 것이며, 거짓 프레임 씌우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내부 고발 및 감사의 과정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어도어의 주장에 따르면, 4월 22일 오전 10시 박지원 하이브 대표가 어도어의 내부고발 이메일에 회신했고, 동시에 하이브는 부대표 노트북을 압수하는 등 감사를 시작했다.
또 동시에 민 대표의 사임을 요구하고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고, 그러다 바로 몇 시간 뒤 어도어 경영진에 전격 감사권을 발동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어도어 측은 하이브를 향해 "민 대표의 내부고발 이메일에는 어떤 답변을 한 거냐", "도대체 어떤 상장회사가 내밀하게 진행해야 할 감사 내용을 대외적으로 떠벌리고, 실체가 확인되지 않은 내용까지 편집해 가며 실시간 중계처럼 보도하냐"고 되물었다.
기존에 주장했던 대로 감사권 발동으로 인해 뉴진스의 컴백을 앞두고 업무 진행해 심각한 장애가 발생했다고도 했다. "반납 받는 즉시 새로운 노트북을 지급하고 기존 자료들을 다운 받아 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하고 있다"는 하이브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부대표들의 노트북은 기존 업무 자료들을 다운로드 받을 시간도 없이 압수됐다"고 덧붙였다.
첫 번째 걸그룹으로 데뷔시켜주겠다는 하이브의 약속과 관련해서는 "하이브는 이미 '플러스 글로벌 오디션' 때부터 대외적으로 뉴진스를 민희진 걸그룹, 하이브 첫 걸그룹으로 표명했다. 이는 뉴진스 부모님들, 당시 어도어의 임직원이 증인으로 모두 기억하고 있는 사실"이라고 짚었다.
어도어는 사쿠라, 김채원의 영입과 함께 르세라핌이 하이브 첫 걸그룹이 됐고, 하이브가 '하이브의 첫 걸그룹'이라는 약속을 지키지 않아 민 대표가 지분을 포기하며 어도어 설립 요청한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면서 "설립시 각종 분쟁을 견뎌내며 뉴진스 멤버들을 어도어로 이전시켜 데뷔시키게 됐다. 이러한 뉴진스 데뷔 과정에 대한 진실에도 불구하고, 하이브는 '회사를 분할하고 계약들을 이전하느라 뉴진스의 데뷔 일정은 하이브의 의도와 무관하게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며 이미 행해진 사실에 대해 거짓말을 지속하고 있는 점이 개탄스럽다"고 했다.
데뷔시 뉴진스 홍보를 하지 말라고 한 부분에 대해서도 "하이브는 '두 팀의 데뷔 시점이 연달아 이어져 서로 충분히 홍보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해 최소 일정기간 홍보기간을 설정하기로 한 것'이라고 변명했지만, 실제로 이런 협의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르세라핌이 민희진 걸그룹일 수도 있다는 혼선을 주고 싶어했으며, 그에 따라 어도어에 뉴진스 홍보를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한 박 대표와 민 대표의 대화 기록이 있다고 했다.
또 하이브와 민 대표 간 주주간 계약이 노예 계약이 아니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민 대표가 경업금지조항 자체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다만 경업금지의 대상사업과 기간이 합리적이어야 하는데, 현재 주주간계약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이브는 반박문을 통해 작년 12월 '계약서상의 매각관련 조항에 해석의 차이가 있었고, 해석이 모호한 조항을 해소하겠다'는 답변을 보냈다고 말하고 있는데, 그 내용은 어떤 법률인이 보아도 해석이 모호하지 않으며, 민 대표는 하이브의 동의를 얻어 모든 주식을 처분하기 전까지는 계속해 경업금지의무를 부담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하이브가 모호한 조항을 해소하겠다는 답변을 작년 12월에 보냈다고 하지만, 올해 3월 중순이 되어서야 해당 내용이 포함된 수정 제안을 받을 수 있었다고 반박했다.
주주간 계약과 관련한 각종 추가 내용이 보도된 것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먼저 풋옵션과 관련해 민 대표가 30배수를 주장했다는 것과 관련 "30배수는 차후 보이그룹 제작 가치를 반영한 내용으로, 여러가지 불합리한 요소를 가지고 있던 주주간 계약을 변경하는 과정에서의 제안 중 하나일 뿐이었으며, 협상 우선순위에 있는 항목도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또 "하이브는 작년 3월 주식매매계약과 주주간계약 체결 당시 민희진 대표에게 추가적으로 어도어의 지분 10%를 스톡옵션으로 약속했다. 그런데 법률자문 결과, 스톡옵션은 상법상 주요주주인 민 대표에게는 부여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알게 됐다. 이러한 스톡옵션은 민 대표가 요구한 것도 아니고, 하이브가 제안한 것"이었다면서 "하이브가 기망했다는 판단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이브가 경업금지의무를 풀어주겠다는 제안을 했고, 민 대표가 이를 거절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민 대표 측은 "하이브는 8년 동안 의무적으로 재직하고 퇴직 후 1년간 경업금지의무를 부담하며, 풋옵션은 그 기간에 맞추어 단계별로 나누어 행사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주주간계약 협상이 진행되던 중 아일릿 관련 논란이 벌어졌고 현재까지 이르렀다. 하이브의 제안에 대해 민 대표는 관련 입장을 전달한 바가 없다"고 했다.
민 대표가 주술 경영을 했다는 하이브의 주장에 대해서도 "뉴진스의 성공과 어도어가 단시간 내 이룬 놀라운 실적은 합리적인 경영 의사결정에 기반한 것"이라며 "이러한 주장들은 하이브가 어도어의 성공을 폄하하고 부정하기 위한 이러한 프레임을 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진스의 컴백을 앞두고 감사를 시작한 현 상황에 대해 '하이브는 뉴진스를 아끼지 않는다'는 주장을 이어가기도 했다.
민 대표 측은 "구체적인 근거도 없이 불가능한 '경영권 찬탈' 등을 주장하면서 어도어의 입장을 내부적으로 들어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고 뉴진스의 컴백을 앞두고 이 이슈를 터트렸다"면서 "내부적으로 조용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굳이 밖으로 꺼내 민 대표와 어도어를 공격하는 것이 뉴진스의 브랜드 가치에 영향이 가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면, 이는 레이블의 매니지먼트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발상으로 자신들의 경영상의 잘못된 판단을 가리기 위한 궤변"이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업의 부조리, 불합리를 마주하면 말하기 어렵더라도 이견과 의견을 말하라'는 방시혁 의장이 제안한 지침을 믿고 했던 직언이었지만, '배임'이라는 주장과 함께 현재의 극단적인 상황으로 돌아왔다"면서 "하이브가 스스로 주장한 바와 같이 IP를 보호하고 싶다면, 그리고 진정 주주들의 이익을 생각한다면, 설득력이 떨어지는 흑색 선전을 멈추고, 어도어가 온전히 창작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상식적인 모습을 보여 주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이날 어도어 측이 올해 초 어도어 이사회를 거치지 않고 대표이사 단독으로 '뉴진스의 전속계약을 해지할 수 있게 하는 권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와 관련해서는 "지난 1월 25일 민 대표는 박 대표와의 대면미팅에서 외부용역사 선정과 전속계약을 포함한 중요계약 체결에 관한 사항을 대표이사 권한으로 할 것을 요구했다"면서 "지난 뉴진스의 데뷔과정에서 나왔던 불합리한 간섭을 해결하고, 독립적인 레이블 운영을 위한 요청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