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밸류업 프로그램, 우리 경제의 활력 회복 계기될 것"

"'피크 코리아'에서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기업엔 부담 적고 투자자엔 유용한 정보 제공"
사진=뉴스1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2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우리 자본시장이 올바로 평가받고 기업들에 대한 투자로 이어지는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이날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2차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통해 “우리 경제가 활력을 회복하는 계기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활력 회복이 필요한 배경에 대해 정 이사장은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고 있다”며 “제조 대기업 중심의 한국 경제 성장 모델의 수명이 다했다는 ‘피크 코리아(Peak Korea)’라는 말도 나온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계 경제에서 금융자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주요국 대비 낮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의 가계 경제에서 금융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35.6%에 그쳤다. 미국 71.5%, 일본 63%와 비교해 대폭 낮은 수준이다.

정 이사장은 밸류업 프로그램이 한국 경제의 동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우리 주식시장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이 커졌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정 이사장은 “1분기 외국인의 우리 주식시장 순매수액은 16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전했다.이날 세미나에서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 제정안이 공개되고, 이에 대한 의견 수렴이 이뤄진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상장사가 스스로 기업가치를 끌어 올릴 계획을 세워 공시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하나다. 거래소는 이날 의견 수렴을 거쳐 가이드라인을 확정한 뒤 준비된 기업부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도록 할 계획이다.

정 이사장은 “기업에는 과도한 부담이 되지 않으면서도 투자자에는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기업가치 제고계획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며 “기업에게는 미래지향적 가치제고 계획을 수립하되 스스로 상황에 맞는 지표와 목표를 설정할 수 있도록, 투자자에게는 기업의 재무적·비재무적 정보를 함께 제공함으로써 기업가치에 대한 보다 객관적 판단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패널들을 향해 “자본시장이 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고, 나아가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달라”고 당부했다.정 이사장은 “밸류업 프로그램은 건전한 시장 압력(Market Pressure)를 통한 기업의 자발적 참여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거래소도 단기간의 가시적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기업문화로 정착될 수 있도록 긴 호흡을 가지고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