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 없는 중국 부동산 시장…100대 기업 4월 매출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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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동산기업 매출, 전년 동월 대비 45% 급감중국 부동산시장 침체가 지속되며 대형 부동산 기업들도 매출 감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국, '주택 건설'→'재고 소진' 방향 전환"
2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자국 시장정보업체 CRIC의 데이터를 인용, 지난달 기준 중국 상위 100대 부동산기업의 매출액이 3121억7000만 위안(약 59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4월 5665억4000만 위안(약 108조원)에 비해 44.9% 감소한 규모다.중국 100대 부동산 기업의 연도별 4월 매출 총액을 살펴보면 2021년 1조359억7000만 위안(약 197조5000억원)에서 2022년 4306억3000만 위안(약 82조1000억원)으로 반토막났다. 이후 경제활동이 정상화되며 지난해 5665억4000만 위안으로 늘었지만, 재차 절반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올해 1∼4월로 범위를 넓혀봐도 중국 상위 100대 부동산기업의 누적 매출은 지난해 1∼4월보다 46.8% 감소한 1조914억1000만 위안(약 208조3000억원)에 그쳤다. 차이신은 "월간 실적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전국 상업용 주택시장 매출은 지속 하락하고 있고, '시장 바닥'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부동산기업들의 투자 심리를 반영하는 토지 거래 시장도 얼어붙고 있다. 중국 광다증권은 정상 영업 중인 부동산업체 10곳을 추적 조사한 연구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 이들 기업 토지 취득액이 355억 위안(약 6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4% 줄었다고 집계했다. 조사 기업 가운데 토지 취득액 비율이 40%를 넘은 곳도 하나 뿐이었다.부동산 시장이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자 오는 7월 열릴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20기 3중전회)에서 나올 부동산 대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30일 열린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는 3중전회 소집을 결정하면서 "부동산시장 공급-수요 관계의 새로운 변화와 양질의 주택에 대한 민중의 새로운 기대를 결합해 주택 재고 소화와 주택 증가 최적화 정책·조치를 통합 연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싱가포르 매체 연합조보는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부동산 재고 소진이 직접 언급된 것은 '공급 과잉'이 문제였던 2015∼2016년 이후 처음"이라며 "중국 당국이 그간의 개발 중심 입장에서 벗어나 '주택 재고 소화'로 방향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