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에 PGA 데뷔 꿈 같아…20대 초에 세계 1위 될래요"
입력
수정
지면A32
'골프 신동' 크리스 김의 도전“대회가 끝나고 사흘 뒤에 영어 시험을 봐요. 집에 가는 비행기 안에서도 공부해야 할 것 같네요.”
CJ그룹이 영입한 첫 아마추어
PGA투어 'CJ컵' 경기에 출전
보이스 아마추어 챔피언십 등
아마추어 대회들 차례로 제패
2년 전부터 잉글랜드 국가대표
라이더컵서 유럽 승리 이끌어
고등학생 골프 선수 크리스 김(17·잉글랜드·한국명 김동한)은 정신없는 일상 속에서도 누구보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는 불과 열일곱 살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데뷔했다. 2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TPC 크레이그 랜치(파71)에서 막을 올린 더 CJ컵 바이런 넬슨를 통해서다.크리스 김은 CJ그룹이 영입한 첫 번째 아마추어 선수로 스폰서의 도움을 받아 ‘꿈의 무대’를 밟게 됐다. 그는 대회 하루 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골프를 시작할 때부터 꿈꿔온 일이었는데 마침내 PGA투어에서 뛸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며 감격해했다. 그는 “고등학생 신분이어서 수업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시험조차 잊어버리고 시합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韓·美·日에서 활약한 골퍼
잉글랜드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국계 영국인 크리스 김은 유럽을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골프 신동이다.그는 지난해 R&A 보이스 아마추어 챔피언십과 맥그리거 트로피 등 권위 있는 아마추어 대회를 차례로 제패하며 골프 종주국 영국의 차세대 스타로 떠올랐다. 2022년부터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활약해온 크리스 김은 지난해 9월 주니어 라이더컵(미국과 유럽의 골프대항전)에서는 4경기 3승1무를 거두는 맹활약을 펼쳐 유럽팀 승리를 이끌었다.크리스 김은 프로 골퍼 출신 어머니의 DNA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그의 어머니는 1998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자이언트 이글 클래식에서 공동 15위에 오르고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활약한 서지현 씨(49)다. 일본 투어를 뛰며 남편을 만나 영국으로 이주한 서씨는 런던 인근의 골프클럽에서 티칭 프로로 일하며 두 아들에게 골프를 가르쳤다. 크리스 김의 두 살 터울 동생 매슈 김(15·한국명 김승한)도 골프 선수의 꿈을 키우고 있다.
크리스 김은 “다섯 살 때 골프공을 처음 쳤던 것 같다”며 “투어에서 활동한 어머니의 플레이를 항상 지켜보며 골프의 매력에 빠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릴 때는 어머니가 유일한 스윙 코치였다”면서 “어머니가 없었다면 지금처럼 잘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어머니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300야드 장타자…쇼트게임도 장기
키 183㎝, 몸무게 78㎏의 탄탄한 체격을 자랑하는 크리스 김은 300야드가 넘는 드라이브 비거리를 자랑한다. 나이답지 않은 정교한 쇼트게임도 장기다. 크리스 김은 자신의 강점에 대해 “두루두루 잘한다고 말하고 싶다”며 “드라이브 비거리는 평균이라 생각하고 쇼트게임이 꽤 정확한 편”이라고 말했다. 대회가 열리고 있는 TPC 크레이그 랜치에 대해선 “월요일에 처음 코스를 둘러봤는데 전반적으로 나와 잘 맞는 것 같다”며 “좋은 스코어를 기록했으면 좋겠다”고 했다.PGA투어 데뷔전을 치르는 크리스 김은 PGA투어 회원 자격을 얻는 것은 물론 세계랭킹 1위가 꿈이다. 그는 “미국 대학 진학을 준비 중”이라며 “20대 초반에 세계 1위가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