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화가] 손끝으로 그린 감나무…'지두화 거장' 오치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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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오치균 작가(67)가 7년 만에 화단에 복귀한다. 작가의 이름을 딴 오치균미술관을 3일 서울 압구정동에 개관하면서다. 이때까지 시도한 적 없던 신작 유리 입체 조형물로 화가 인생 2막에 도전한다.
작가는 손가락을 이용해 그린 지두화와 상업적 성공을 거둔 부자 작가로 잘 알려졌다. 유화를 두껍게 쌓아 올린 감나무 시리즈는 2000년대 후반 컬렉터 사이에서 필수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우환, 김종학 화백과 더불어 생존 작가 최고 작품값을 자랑했다.2017년 개인전 이후 슬럼프에 빠진 그는 세상과 담을 쌓았다. 2010년대 단색화 열풍으로 구상 작업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식고, 40여 년간 계속해온 지두화에도 매너리즘을 느꼈다.
침잠과 숙고의 시간은 창작의 자양분이 됐다. 1956년 충남 산골에서 태어난 그는 넉넉지 않은 형편 탓에 나무에 매달린 감을 보며 입맛을 다시곤 했다. 이때의 기억을 바탕으로 감나무 시리즈가 탄생했다. 헛헛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찾은 강원 정선의 탄광촌 풍경도 ‘사북’ 시리즈로 거듭났다.
오치균미술관 개관을 기념해 열린 이번 전시는 총 3부에 걸쳐 진행된다. 9월 29일까지 열리는 유리 작품 전시를 시작으로 2부에서는 돌, 3부에선 아크릴 물감을 활용한 조각을 선보인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