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만에 올림픽 여는 파리가 예술로 물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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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앞둔 파리, 다채로운 문화 전시·공연 열려“예술을 추구하는 영혼과 스포츠의 극한을 넘어서려는 근육이 모여 완벽한 사람을 만들어요. 예술가의 공연과 시민의 참여를 통해 스포츠의 가치를 얘기하려는 게 파리 문화 올림피아드죠.”
스포츠와 예술 연계한 ‘파리 문화 올림피아드’ 행사
도미닉 에르비유 총감독 “올림픽은 문화와 함께 해 와”
에르비유 만난 유인촌 장관 “우리도 참고하겠다”
두 달 앞으로 다가온 ‘2024 파리 올림픽’은 프랑스가 1924년 이후 정확히 100년 만에 파리에서 여는 올림픽 대회다. “다시는 볼 수 없는 대회가 될 것”이라는 토니 에스탕게 올림픽 조직위원장의 각오처럼 2일(현지 시각) 찾은 파리는 콩코르드 광장에 경기장이 설치되는 등 전 세계인을 맞을 준비로 여념 없었다. 흥미로운 점은 올림픽·패럴림픽을 앞두고 파리 전역에서 셀 수 없이 많은 예술 이벤트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 올림픽 정신을 예술로 즐기는 시도인 ‘파리 문화 올림피아드’ 행사들이다.
쿠베르탱의 나라, 스포츠와 예술 아우르는 이유
‘파리 문화 올림피아드’는 조직위원회가 올림픽 성공을 위한 핵심 콘텐츠로 제시한 대규모 이벤트다. 이날 파리 코리아센터에서 만난 도미닉 에르비유 올림피아드 총괄 감독은 파리뿐 아니라 프랑스 전체가 나서 올림픽과 연계한 예술 전시·공연을 선보이는 이유에 대해 “올림픽의 긴 역사는 문화와 함께 해왔다는 걸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는 “피에르 드 쿠베르탱이 고대 그리스 올림픽을 현대적 문화행사로 만들자고 한 게 올림픽”이라며 “예술과 스포츠 사이에서 소통이 이뤄진다는 정신을 기반으로 연대, 통합 같은 올림픽 철학이 하나의 삶의 방식이 될 수 있도록 행사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근대 올림픽 창시자인 쿠베르탱의 나라인 만큼, 스포츠와 예술을 아우르던 초기 근대 올림픽 모델을 100년 만에 재현하려는 것이다.실제로 20세기 초반 열렸던 올림픽은 노래나 연설도 경연을 벌였던 고대 올림픽을 본떠 예술로도 메달을 가렸다. 쿠베르탱의 제안으로 1908년 제5회 스톡홀름 대회부터 ‘예술올림픽’이 도입돼 회화, 조각, 음악, 문학, 건축 분야 전문가들이 선수가 돼 경쟁을 벌였다. 예술올림픽은 2차 대전이 막을 내린 1950년대부터 사라졌다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후 문화 축제 형식으로 부활했는데, 파리올림픽은 100여년 전 예술올림픽 수준으로 문화 행사를 키운 것이다.문화 올림피아드는 도쿄올림픽 이듬해인 2022년 여름부터 시작했지만, 이달부터가 하이라이트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세계 각국의 문화·예술 기관 150곳이 2300여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문화체육관광부 등 국내 기관이 단체로 참여해 한국적 색깔을 녹인 공연 34개를 선보이는 ‘코리아시즌’도 문화 올림피아드 라벨이 붙은 행사다. 에르비유 감독은 “루브르와 국립이민역사박물관에서 올림픽 관련 전시가 진행 중”이라며 “파리 오페라극장에선 40명의 스트리트 댄서와 30명의 발레리나가 함께 무료 공연을 했는데 티켓이 3시간 만에 매진됐다”고 했다.
에르비유 만난 유인촌 “참고하겠다”
올림픽을 단순히 스포츠 행사가 아닌 문화·예술이라는 국가적 무형자산을 전 세계에 알리는 장(場)으로 만들려는 파리 문화 올림피아드는 2036년 하계 올림픽 유치에 시동 건 한국에도 여러 시사점을 준다는 게 문화·체육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이날 코리아시즌 개막에 맞춰 파리를 찾은 유인촌 문체부 장관이 에르비유 감독을 직접 만나 “제가 많이 참고하려 한다”면서 문화 올림피아드 계획과 예산운영, 마케팅 방식을 자세히 물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이날 유 장관은 "파리에서의 코리아 시즌이 세계인과 만날 수 있도록 잘 도와달라"며 "한국 문화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세계적으로 늘어나서 이번에도 효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에르비유 감독은 코리아시즌 개막공연으로 이번 올림픽 첫 정식종목에 채택된 브레이킹 공연을 준비한 것에 대해 “무용수이자 안무가라 (한국에) 전통춤뿐 아니라 브레이크 댄스 선수들이 잘 한다는 걸 안다”며 "K팝이 정말 인기가 많아 프랑스 젊은이들 사이에 강력한 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감사를 표했다.파리=유승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