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한 게 '방울토마토'였는데…"장바구니 담다가 놀랐다" [양지윤의 왓츠in장바구니]

여전한 과일값 상승세
방울토마토 일주일새 26% 올라
사과·배 대신 토마토에 수요 집중
대형마트, 키위 등 수입과일 늘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방울토마토. 연합뉴스
따뜻한 봄 날씨 덕에 농산물 가격이 연초보다는 안정화됐지만, 과일값은 여전히 비싸다. 4월 들어 안정화되던 방울토마토 가격도 최근 다시 상승하는 분위기다. 올해초 사과·배가 끌어올린 과일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유통가가 방울토마토를 활용한 할인행사를 적극 펼치면서 방울토마토 수요가 높아졌고, 자연스럽게 도매가도 올랐다.

3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가격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전날 방울토마토 가격은 ㎏당 6877원으로 전주 대비 25.88% 올랐다.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하면 상승 폭이 140.41%로 더 커진다. 토마토는 ㎏당 4024원이다. 지난주보다는 1.84% 내렸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06.44% 상승했다.방울토마토와 토마토 가격이 1년 새 두배가 된 건 대형 유통사들이 방울토마토를 앞세운 프로모션을 대거 진행했기 때문이다. 이상기후로 흉작을 이룬 사과와 배 가격이 폭등했고, 이후 봄·여름 과일인 참외, 수박까지 생육이 부진하면서 과일 수급이 원활하지 않았다. 과일 수요를 분산시키기 위해 4~5월 본격적으로 출하되는 방울토마토·토마토를 집중 매입해 할인행사를 벌였는데, 매입량이 늘어나면서 이들의 도매가가 인상됐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해 3~4월 방울토마토 가격이 폭락한 것도 토마토 가격 상승 폭이 큰 이유 중 하나다. 당시 전국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급식으로 나온 방울토마토를 먹은 일부 어린이가 식중독 의심 증상을 보이면서 전반적인 토마토 수요가 감소한 바 있다.

지난달 인천 동춘동 이마트 연수점에서 열린 제스프리 썬골드키위와 신품종 루비레드키위의 국내 첫 출하 포토 행사에서 모델들이 키위를 선보이고 있다. 임대철 기자


대형마트에서는 키위 등 수입과일이 과일 인플레이션을 완화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이마트는 오는 9일까지 제스프리 골드키위를, 5일까지 호주산 청포도를 할인하는 등 과일 수요를 분산하고 있다.

연휴가 많은 5월에 돌입하면서 상추·깻잎 가격도 상승세다. 상추(㎏당 2758원)와 깻잎(㎏당 5430원)이 각각 43.46%, 7.2% 올랐다. 외식이 늘자 쌈용 채소를 찾는 고객이 늘어난 영향이다. 다만 온화한 날씨로 엽채류 공급이 늘어난 만큼 가격은 약보합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저장물량이 공급되고 있는 고구마(22.79%)와 무(11.89%)도 재고가 점차 소진되며 가격이 올랐다. 무의 경우 부산 기장에서 햇무가 출하되기 시작하면서 가격이 점차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