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진 “올 하반기 필러 상용화…내년 오송에 자체 공장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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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근 아이진 대표 인터뷰“고강도의 체질 개선을 통해 자생력을 갖춘 바이오 기업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올 하반기에 필러 제품을 출시해 자체적인 매출을 내고, 내년 상반기에는 충북 오송에 제조소 및 공장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최근 만난 최석근 아이진 대표는 “아이진의 잠재력과 전문성을 살리면서 사업적 측면에서 안정적인 기업이 되기 위해선 자생력을 키우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연구개발 자금을 외부 투자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인 매출과 수익을 통해 마련하겠다”고 말했다.최 대표는 지난 2월 아이진 대표에 선임됐다. 아이진은 지난해 12월 15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해 한국비엠아이를 최대주주로 맞았다. 최 대표는 LG화학(당시 LG생명과학)을 거쳐 메디톡스 공장장(이사)과 유바이오로직스 대표를 역임했고 지난해 5월 한국비엠아이에 합류했다.
최 대표는 “아이진과 한국비엠아이는 수년 전부터 메신저 리보핵산(mRNA) 생산 및 백신 분야에서 협력해 왔다”며 “한국비엠아이는 의약품의 인허가를 기초로 생산, 판매, 위탁생산(CMO)에 풍부한 노하우를 갖고 있고, 아이진은 신약 및 백신 분야의 기초 단계 연구에서 연구 성과와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어 신약 개발부터 생산 및 사업화 등 전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필러 출시로 캐시카우 확보
취임 이후 최 대표는 자체적인 매출과 수익으로 연구개발 자금을 마련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세웠다. 이를 위해 아이진은 필러 등 의료기기 사업에 진출한다. 회사는 오는 3분기에 자체 개발한 필러 제품을 국내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해외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최 대표는 “아이진의 필러는 경쟁 포화 상태인 국내 시장이 아닌 해외 수출이 목표”라며 “내년께 충북 오송에 자체 제조소 및 공장을 구축해 대량생산이 가능토록 하고, 히알루론산(HA) 필러 이외에 고성능 필러 등의 연구개발을 통해 제품의 다양화와 품질 경쟁력을 갖춰 유럽 미국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말했다.내년부터는 경상기술사용료(로열티) 매출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이진은 한국비엠아이와 눈가 주름 필러 및 관절염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단계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최 대표는 “한국비엠아이와 협업으로 개발부터 생산, 인허가, 유통까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2025년 이후엔 출시 및 판매에 따른 로열티 수익도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신·유전자 치료제 등 신약 개발 속도
다만 필러 등 의료기기 사업은 아이진이 연구개발 기업으로 자생력을 확보하기 위한 현금창출원(캐시카우)일 뿐, 주력사업은 아니라고 못 박았다. 아이진이 연구개발 분야에 많은 노하우와 인프라를 보유한 만큼, 의료기기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으로 연구개발을 이어가겠다는 게 최 대표의 구상이다.주력 연구개발 분야는 백신과 유전자 치료제다. 최 대표는 아이진이 개발 중인 대상포진 재조합 단백질 백신 ‘EG-HZ’가 회사의 중·장기적인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이진은 내년 EG-HZ의 임상 2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앞서 호주 임상 1상에서 EG-HZ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했다.최 대표는 “시장성 측면에서 경쟁력 있는 대상포진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개선 및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추가 연구를 반영해 대상포진 백신의 국내 임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을 이끌어갈 동력으로는 유전자 치료제를 낙점했다. 아이진은 현재 유전자 치료제 분야의 후보 기술을 선정하기 위해 다양한 기초 기술을 검토하고 있다. 최 대표는 “항체 치료제는 대기업과 경쟁하는 것이 어려운 반면, 유전자 치료제 분야는 중소기업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기업과의 경쟁 또는 시장 진출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올해 안에 안과 질환 관련 유전자 치료제 후보물질을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아이진의 2023년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는 약 540억원이다. 아이진은 연구개발 및 운영비를 최대한 절감하기 위해 올해 1분기에 기업 규모를 약 절반으로 줄이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상반기 안에 아이진 본사 및 연구소를 경기도 의왕으로 이전해, 한국비엠아이와의 협업으로 운영비를 추가 절감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당분간 별도의 외부 자금 조달 없이 보유 자금 한도에서 연구개발과 사업화를 진행하겠다”며 “단기적으로 필러 사업 등을 통해 3년 안에 자립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고, 5년 내 흑자 전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