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실업률 3%에 불과한데 일자리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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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역사적으로 낮은 실업률에도미국이 3%대 낮은 실업률을 유지하는데도 일부 사무직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경제가 침체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부 고용 시장은 침체 조짐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업들이 채용공고만 올려두고 ‘완벽한 인재’를 찾는다는 명목으로 직원을 뽑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 채용 담당자들은 회사가 성장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거나 나중에 활용할 이력서를 쌓아두기 위해 채용 공고를 내지만, 실제로는 불투명한 전망 때문에 채용을 꺼리고 있다는 게 WSJ의 분석이다. 미국 노동부의 비농업 일자리 통계가 두 달 연속 큰 폭으로 수정되는 등 부정확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노동부는 당초 지난 1월 일자리가 35만3000건 늘어났다고 발표했으나, 한달 뒤 34%나 적은 22만9000건에 불과했다고 뒤늦게 수정했다. 필라델피아 연방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미국 근로자의 이직 비율은 2%로 전년 동월 대비 0.4%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거의 30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구직·이직이 안 되는 ‘꽉 막힌 고용시장’이 됐다는 분석이다. 일부 근로자들은 주택담보대출 상환이나 카드 대금 때문에 쉽게 직장을 그만두지도 못한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기업이 요구하는 자격 요건은 한층 까다로워진 반면 임금은 낮아지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프로젝트 매니저(PM)로 일하다 지난 1월 실직한 메이케이샤 스콧 파커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같은 자리에 원래보다 10달러(1만3630원) 낮아진 시급으로 채용공고가 올라왔다”며 “회사에서 제안했다면 임금을 낮춰서라도 계속 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한 달간 채용은 정부·의료·건설·레저 및 접객업 부문에서 4분의 3 넘게 이루어졌고, 기술·금융·법률·회계 같은 전문직은 일자리가 늘지 않았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엔 일할 사람이 없어 구직자 우위였던 시장이 일부에선 역전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고용 지표 호조가 양질의 일자리 확보를 담보하지는 못한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미국의 실업률은 2020년 4월 코로나 사태로 14.7%까지 치솟은 뒤 2022년 2월부터 3%대를 유지하고 있다. 구직·이직 과정서 자연스레 발생하는 실업을 감안하면 사실상 완전고용 수준이다. JP모간 제이미 다이먼 회장는 “미국이 경기 침체의 위기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