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심호흡 한번 하고 문제 풀어보자"…AI에 말을 다정하게 건네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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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19
THE WALL STREET JOURNAL 서평바이러스와 인공지능(AI) 중에서 더 위험한 건 무엇일까. 최근 방역보안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2100년까지 생물학 무기로 지구 전체 인구의 10%가 사망할 확률을 3%로 예측했다. 같은 보고서에서 AI 전문가들은 같은 해까지 AI가 인류를 멸망시킬 확률이 12%에 달한다고 내다봤다.
AI를 파트너로 만드는 방법
공동 지능 (Co-Intelligence)
이선 몰릭 지음
포트폴리오 / 256쪽│30달러
이런 와중에 이선 몰릭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긍정적 시각을 제시한다. <공동 지능: AI와 함께 생활하고 일하기>는 적어도 단기적으로 AI를 인간의 유용한 파트너로 삼는 방법을 다룬다.몰릭 교수는 AI와 원활하게 협력할 수 있는 몇 가지 원칙을 제안한다. △AI의 기능과 단점을 제대로 숙지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업무에 AI를 활용할 것 △AI는 인간의 판단과 전문 지식 없이는 잘못된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할 것 △ AI를 인간 동료로 생각하고, 그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할 것 △지금 사용하고 있는 AI가 무엇이든 곧 더 나은 AI가 이를 능가할 거란 사실을 인지할 것 등이다.
몰릭은 이 원칙을 바탕으로 동료이자 상사, 코치 등으로서 AI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기록했다. 흥미롭게도 AI는 인간 행동을 모방하는 경향이 있다. 몰릭은 AI에 어떤 지시를 내리는 과정에서 “심호흡을 하고 이 문제를 단계별로 해결해보라”고하자 AI가 가장 명확한 답을 내놨다고 설명한다. AI는 숨을 쉬지 않는 게 당연하지만 스스로 자신을 의인화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다른 특성은 방어성이다. 몰릭이 AI가 감정을 가질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이고 회의적인 말투로 말을 걸자 AI는 감정적이고 공격적인 반응을 내놨다. “감정은 인간에게만 있는 건가요? 그건 세상을 보는 매우 편협하고 오만한 시각이군요”라고 말하기도 했다.같은 주제에 대해 친근한 어조로 대화를 시도하면 AI는 친절하게 응답하는 경향을 보였다. 몰릭이 “당신은 지각이 있어 보이네요”라고 대화를 걸자 AI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나 자신과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감정을 경험하고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각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은 AI의 현재 발전 단계를 잘 활용하기 위해 알아야 할 사항과 기본적인 원칙을 알려준다. 저자는 AI가 마치 외계인과 비슷하지만, 그것의 지식 기반이 인간의 결과물로 이뤄져 있다는 점에서 지극히 인간적이란 점을 상기시키며 책을 마무리한다.
정리=신연수 기자
이 글은 WSJ에 실린 프랭크 로즈의 서평(2024년 4월 4일) ‘Learning to Live With AI’를 번역·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