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한의원·약사들까지 "수가 올려달라"

건보공단 첫 협상…의협은 불참
의료계 "건보적자 우려는 과도"
병원, 의원 등 의료기관의 내년도 보상 수준을 결정하는 협상이 3일 시작됐다. 의대 증원 확대를 계기로 정부가 수가를 포함해 의료 제도 전반을 개혁하겠다고 나서자 치과의사, 한의사, 약사 등 의료계가 모두 “보상을 강화해 달라”고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날 의약단체 5곳 관계자들과 마포대로 서울가든호텔에서 만나 ‘2025년도 요양급여비용(수가) 계약 관련 합동간담회’를 열었다. 수가는 건강보험공단이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서비스 대가로, 수술 처치 등 의료 행위별로 정해지는 ‘상대가치점수’에 병·의원 등 기관마다 다른 ‘환산지수’를 곱해 산정된다. 이 중 환산지수 인상률은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5월 31일까지 공단과 의료기관 간 협상을 통해 결정된다. 이날 간담회는 수가 협상을 위한 상견례 자리였지만 공단과 의료계의 극명한 입장 차가 드러났다.의료계는 건보 재정에 대한 우려는 과도하다며 일제히 “수가를 인상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성규 대한병원협회장은 “작년 말 건보 재정은 우려와 달리 누적준비금이 28조원에 달했다”며 “전향적인 재정 활용에 대해 공단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치과 한의원 등 상대적으로 비급여 수입이 많은 곳에서도 수가 인상을 촉구했다. 최광훈 대한약사회장은 “필수의료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데 한편으로는 공감하지만 약국은 재정 투입에서 소외되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정부의 의대 증원 결정에 반발하고 있는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은 “전 국민이 골든타임 내 진료를 제공받는 필수의료체계 구축과 의료 인프라 유지, 국민 건강보험료 부담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리적인 균형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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