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지방선거 집권당 참패 위기…하원 1석도 큰 표차로 내줘

초반 개표 결과 보수당 지방의회 의석 절반 잃어
영국 총선의 전초전으로 여겨지는 지방선거·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집권 보수당이 참패 위기에 몰렸다. 3일(현지시간) 오전 11시 현재 당선자가 결정된 잉글랜드 지방의회 37곳에서 보수당이 기존 보유 의석을 절반가량 잃었고 하원 1석이 걸린 보궐선거에서 제1야당 노동당 후보가 큰 격차로 당선됐다.

개표 결과가 나온 잉글랜드 지방의회 37곳에서 노동당이 이전보다 54석 늘어난 327석을 확보했다.

반면 보수당은 126석 줄어든 119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기존에 보유한 의석이 반토막 난 셈이다.

중도좌파 성향의 자유민주당은 118석으로 이전보다 20석 늘었다.

이들 37곳 중 노동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한 지방의회는 19곳으로 3곳 늘었지만 보수당은 3곳 줄어 3곳에 그쳤다. 자유민주당은 5곳으로 이전과 변동이 없다.

나머지 10곳은 과반을 차지한 정당이 없다.

전날 치러진 지방선거에선 11개 직선제 광역 단체장과 잉글랜드 107개 선거구의 지방의회 의원 2천655명이 선출된다.
하원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진 블랙풀 사우스 선거구에서 노동당의 크리스 웹 후보가 58.9% 득표율로 당선됐다고 BBC 방송 등이 보도했다.

경쟁자인 보수당 데이비드 존스 후보는 17.5%를 얻어 극우 성향의 영국개혁당 마크 부처 후보(16.9%)와 득표율 차가 1%포인트도 되지 않았다.

2019년 총선에서 이 선거구는 보수당이 49.6%로 노동당(38.3%)에 앞섰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엄청난 승리이고 환상적인 결과"라며 "블랙풀에서 (리시 수낵) 총리에게 직접적인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언론은 이번 결과에 대해 26% 정도의 표가 보수당에서 노동당으로 옮겨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선거 전문가 존 커티스 스트래스클라이드대 교수는 26%의 지지층 변화는 제2차 세계대전 후 영국 보궐선거 사상 3번째로 큰 규모라고 설명했다.

11개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런던시장은 노동당의 사디크 칸 시장의 3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접전 중인 웨스트 미들랜드와 티스 밸리에서는 현 보수당 소속 시장이 재선에 성공할지가 관심사다.

런던 시장과 웨스트 미들랜드 시장 개표 결과는 4일 발표된다.

이번 지방선거는 올해 하반기로 예정된 총선 전에 마지막으로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영국 민심을 가늠할 시험대로 여겨져 왔다.

집권 보수당은 전국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주요 여론조사에서 제1야당 보수당에 20%포인트 격차로 뒤처지고 있다.

르완다 난민 이송 정책 등을 둘러싸고 당내 강경파와 갈등을 겪어온 수낵 총리에게는 리더십 시험대이기도 하다. 리처드 홀든 보수당 의장은 이날 오전 "총리는 총선에서 보수당을 이끌 것"이라고 수낵 총리가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