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액상 제형의 ADC, 세계 첫 개발할 것"

이병철 카나프테라퓨틱스 대표

차세대 '항암 유도탄' ADC에
환자 투약 편의 높인 핵심 기술
“세계 최초로 기존 항체약물접합체(ADC)와는 완전히 다른 액상 제형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병철 카나프테라퓨틱스 대표(사진)는 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하반기 ADC 액상 제형의 특허를 신청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ADC는 암세포를 정확히 찾아 없애 항암 유도탄으로 불리는 차세대 항암제 기술이다.카나프테라퓨틱스는 지난해 롯데바이오로직스와 공동 개발 업무협약을 맺고 ADC 플랫폼 개발에 들어갔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카나프테라퓨틱스를 전폭 지원하는 배경에는 ‘완전한 액상 제형 ADC’ 기술이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허가를 받은 ADC 제품 13개 중 액상 제형 제품은 미국 바이오기업 이뮤노젠의 엘라히어가 유일하다. 이뮤노젠은 2023년 글로벌 제약사 애브비가 인수했다.

이 대표는 “ADC는 물 분자와 쉽게 결합하지 못하는 성질(소수성)이 있는 물질로 만들어졌다”며 “처음부터 액상 제형으로 만들어 보관하면 변성이 생기면서 안정성에 문제가 생겨 의약품으로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엘라히어도 완전한 액상 제형은 아니다. 환자에게 곧바로 투약할 수 없다. 주사하기 전 포도당에 희석하는 과정을 거친다. 카나프테라퓨틱스는 올해 하반기 완전한 액상 제형 ADC 플랫폼을 완성할 예정이다. 그는 “물 분자와 쉽게 결합하는 성질(친수성)로 ADC를 만들면 액상 제형이 가능하다”고 했다.

카나프테라퓨틱스는 ADC의 피하주사(SC) 제형 개발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판 중인 ADC 제품은 모두 정맥주사(IV) 제형이다. IV는 5~7시간 동안 투약받아야 한다. SC는 약 30분이면 가능하다. 혈관이 아니라 배 또는 허벅지에 투약하기 때문에 주사 바늘이 얇아 통증을 줄일 수 있다. 핏줄이 잘 안 보이는 암환자에게 쓰기 좋다.

이 대표는 “IV 제형을 SC 제형으로 바꿔주는 기술을 적용하려면 의약품의 원래 제형이 액상이어야 한다”며 “처음부터 ADC를 액상 제형으로 만들면 ADC SC 제형 개발에서 앞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