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철 아닌데 대표 바꿨다…CJ의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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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인사 후 후속…"이례적"CJ그룹이 최근 계열사 대표이사를 잇달아 교체했다. 그룹 정기 인사 시즌이 아닌데도 계열사 대표를 바꾼 것은 그만큼 그룹 내 위기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실적 부진과 소비 위축 등 대내외 여건 악화 속에서 실적 회복과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포석이란 분석이 나온다.
CJ프레시웨이 대표 이건일
CJ ENM 대표엔 윤상현
"그룹 위기감 속 새 리더십으로
혁신 속도·중장기 경쟁력 강화"
CJ그룹은 지난 3일 이건일 CJ㈜ 사업관리1실장(경영리더)을 CJ프레시웨이 대표로 선임했다. 앞서 3월 말엔 윤상현 CJ ENM 커머스 부문 대표를 CJ ENM 엔터테인먼트 부문 대표에 임명했다. 이로써 CJ ENM은 구창근, 윤상현 공동대표 체제에서 윤상현 대표 단독 체제로 전환됐다. CJ그룹이 2월 정기 임원 인사 이후 이처럼 후속 인사를 단행한 것은 이례적이다.이번 수시 인사 배경에 대해 CJ그룹 관계자는 “산업 내 1등 경쟁력을 확보하고 그룹 전체에 긴장감과 목표 의식을 환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CJ ENM 대표 교체는 실적 부진 탓이란 해석이 많다. 다만 CJ프레시웨이 대표를 바꾼 것은 지난해 호실적을 감안할 때 의외란 반응도 있다. 식자재 유통과 단체급식 사업을 하는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3조742억원으로 전년보다 11.9% 늘어 2019년 이후 처음으로 매출 3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1.4% 증가한 993억원을 올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CJ프레시웨이 대표를 바꾼 것은 현재 경영 여건이 긍정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로 주요 고객사인 외식업체의 식자재 수요가 둔화하는 등 올해 CJ프레시웨이의 실적 전망은 밝지 않다.CJ그룹은 2월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통상 11~12월에 있던 CJ그룹 임원 인사가 해를 넘긴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실적 부진 속에 중장기 전략의 새로운 판을 짜고 적임자를 찾기 위해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CJ그룹을 둘러싼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쿠팡, 넷플릭스 등 혁신적 경쟁자가 빠르게 추격하는데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세계적으로 K푸드, K컬처가 확산해 그룹에 좋은 기회가 왔는데 이를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선임된 계열사 대표들은 차세대 경영 리더로 평가받는다. 새로운 리더십을 내세워 혁신에 속도를 내고 추진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1970년생인 이 대표는 CJ제일제당에 입사해 CJ푸드빌 투썸본부장, CJ제일제당 미국 법인(CJ Foods USA) 대표, 식품경영지원실장 등을 거쳤다. CJ그룹 관계자는 “식품과 식품 서비스 사업 전반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식품통’”이라고 했다.
윤 대표는 그룹 내 전략 전문가로 꼽힌다. 2022년 CJ ENM 커머스 부문 대표에 오른 뒤 ‘원 플랫폼 전략’을 중심으로 단기간 내 수익성을 개선하고 신사업 성과를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