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럭셔리 호텔 '격전지' 된 한국

호텔 산업 10조 돌파…몰려오는 글로벌 체인

아만·로즈우드·보코…서울에 신규호텔 추진
사드·코로나로 공급 줄고 한류 타고 수요 급증
한국이 세계적 호텔 체인의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K팝과 K푸드 등 한류로 서울 등이 세계적인 관광 도시로 떠오르자 글로벌 유명 호텔 체인들이 앞다퉈 한국 시장 선점에 나섰다.

5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1위 호텔 체인 메리어트는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 서울 코엑스의 브랜드 운영권을 넘겨받아 이르면 내년 웨스틴 호텔로 새롭게 문을 연다. 웨스틴은 메리어트의 프리미엄급 호텔 브랜드다. 국내에선 신세계그룹과 손잡고 서울 소공동과 부산 해운대 두 곳에 호텔을 운영 중이다. 원래 ‘1도시 1호텔’을 원칙으로 하지만 서울 시내 호텔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판단해 한 곳을 더 내기로 했다.웨스틴보다 한 단계 위인 럭셔리 호텔 브랜드도 한국에 온다. 세계적 부호들이 선호하는 호텔을 거느리고 있는 아만그룹은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 단지에 ‘자누’란 브랜드로 2027년께 호텔을 여는 것을 검토 중이다. 로즈우드도 서울 이태원동 유엔사령부 부지에 들어서는 ‘더 파크사이드 서울’에 250개 객실의 호텔을 짓는다. 로즈우드는 1박 가격이 최소 70만원이 넘는 럭셔리 호텔이다. 반얀트리로 유명한 반얀그룹은 오는 7월 강원 속초에 국내 처음이자 세계 여덟 번째로 ‘홈’ 브랜드를 선보인다. IHG그룹은 ‘보코’ 호텔을 서울 강남에 이어 명동에 추가로 내기로 했다. 서울의 5성급 호텔은 올해 34개에서 2027년 최소 37개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호텔시장은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팬데믹 직전 8조~9조원에 머물렀던 한국 호텔산업 매출은 2020년 4조4500억원으로 급감했지만, 이후 매년 증가해 2022년(8조7900억원)에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했다. 지난해엔 10조2100억원으로 10조원을 돌파했다. 2025년엔 12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같은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국내 주요 호텔인 롯데호텔과 신라호텔은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사드 보복과 코로나19 탓에 2019년 이후 국내에 신규 호텔 설립이 크게 줄어 공급 부족을 겪는 가운데 한류 영향으로 관광객 수요가 큰 폭으로 늘자 글로벌 호텔 체인들이 이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