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적재함 변경 가능한 첫 '전기 상용차' 공개

택배·응급구조차 등 자유 설계
1회 충전 317㎞…초급속 충전
차체 낮춰 짐 싣고 내리기 편리
현대자동차가 사용 목적에 따라 적재함을 원하는 형태로 다양하게 디자인할 수 있는 첫 전기 상용차 플랫폼 ST1 실물을 공개했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사용 목적에 따라 원하는 대로 형태를 바꿀 수 있는 첫 전기 상용차 플랫폼 ST1(사진)의 실물을 공개했다. 승용 전기차에 집중해온 현대차는 ST1을 기반으로 상용 모델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서비스 타입(Service Type)1의 줄임말인 ST1은 차량 뼈대(섀시)와 운전석을 포함한 객실(캡)만으로 구성됐다. 사용 목적에 따라 적재함을 다양하게 디자인할 수 있다. 냉동·냉장 칸 크기를 자유롭게 설계한 택배용 차, 경찰 작전 지휘차, 응급 구조차 등이다.현대차는 ST1 전면부에 충돌 안전에 강한 세미 보닛 타입의 디자인을 반영했다. 전면 범퍼, 측면 사이드 가니쉬, 후면 범퍼 등 긁힘이 자주 발생하는 부위에 블랙 컬러의 프로텍터를 적용해 세련미를 살렸다. 유선형 루프 스포일러를 비롯해 캡과 적재함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가니쉬를 장착했다. 실내는 직관적인 전자식 변속 버튼을 비롯해 10.25인치 전용 내비게이션 화면을 탑재했다.

적재함의 측면에는 슬라이딩 도어를, 후면에는 개방감을 최대화한 트윈 스윙 도어를 적용했다. 모두 전동식 잠김 시스템을 반영했다.

ST1은 76.1kWh 리튬 이온 배터리를 탑재했다.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카고(일반 화물차) 모델 기준 317㎞다. 초급속 충전 시스템(350㎾)도 적용했다. 배터리 용량의 80%까지 20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배송 기사들이 충전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게 했다는 평이다.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카고가 317㎞, 카고 냉동이 298㎞다. 한 번 충전으로 하루 배송 거리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ST1은 구동계가 필요 없다는 전기차의 이점을 살려 차체를 낮췄다. 짐을 싣고 내리기 편하게 설계했다. 적재함 내부 높이도 170㎝에 달한다. 허리를 크게 구부리지 않고도 각종 작업을 할 수 있다. ST1은 전장 5625㎜ 전폭 2015㎜ 전고 2230㎜다. 지하 주차장을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는 ST1 카고와 카고 냉동에 실시간 교통 정보를 반영하는 클라우드 기반 내비게이션을 탑재했다. 인공지능(AI) 음성인식 기능을 통해 내비게이션 정보, 날씨, 시간 및 날짜, 충전소 경유 제안 등을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차량 시스템 무선(OTA) 업데이트 기능도 탑재했다.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다양한 소프트웨어 기능을 추가하거나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현대차는 ST1에 안드로이드 기반 데이터 오픈 API도 최초로 도입했다. API는 데이터를 쉽게 주고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규격을 뜻한다. 현대차는 ST1의 차량 위치 정보, 속도, 배터리 등 각종 데이터를 고객사가 자유롭게 가져가 각종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활용할 수 있게 했다.현대차 관계자는 “ST1을 통해 앞으로 소프트웨어중심차(SDV)의 가능성을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ST1 판매 가격(보조금 지급 전 기준)은 카고 모델 △스마트 5980만원 △프리미엄 6360만원이다. 카고 냉동 모델은 △스마트 6815만원 △프리미엄 7195만원이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