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 넣고도 '해마주' 상표로 수출 불가…국세청이 풀었다

국세청, 지역 특산주 아닌 '일반주류'로 해석…'해마주' 수출길 열어줘
약용 해마를 넣은 술을 직접 개발하고도 '해마주'라는 상표를 못써 수출에 어려움을 겪던 한 주류업체가 국세청의 도움으로 수출 길을 열게 됐다. 6일 국세청에 따르면 여주지역 지역특산주 제조업체인 술아원은 자체 투자와 노력을 거쳐 양식 해마가 첨가된 '해마주'를 개발했다.

쌀·고구마·바질 등 여주지역 농산물을 주원료로 하고 제주산 양식 해마를 첨가한 술이었다.

약용 성분으로 알려진 해마가 들어간 '해마주'는 해외 시장에서 눈길을 끌었다. 제품을 출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해마주'를 수입하겠다는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문제는 수출 상품명이었다.

해외 구매자는 계약 과정에서 상품명에 약용 성분인 '해마'를 넣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지역특산주 관련 법령상 '해마주'라는 상표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상품명에 '해마'를 사용하면 해마가 지역 특산주의 '주원료'로 분류될 수 있다.

하지만 술에 들어간 해마는 제주산이기 때문에 여주의 지역특산주 업체가 만든 술의 주원료가 될 수 없었다. 지역특산주의 '주원료'는 전통주 등의 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인접지역 농산물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술아원의 이런 고충을 접수한 뒤 지난 3월 직접 업체를 찾아 애로사항을 검토했다.

문제의 핵심은 수출 예정인 주류에 '해마주'라는 상표를 사용할 수 있는지였다.

국세청은 지역특산주와 달리 일반 주류는 수출 상표 사용에 제한이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미 일반 주류는 주원료가 아닌 첨가물을 상표로 표시하는 경우가 다수 있었다.

국세청은 지역특산주 법령과 별도로 주류 면허 등에 관한 법률, 주세사무처리규정 등도 적극 해석해 상표에 '해마'를 사용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강진희 술아원 대표는 "국세청의 적극 행적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하게 돼 성장의 계기가 마련됐다"라며 "지역 농민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