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IB 불법 공매도 1,016억 추가 발견"

금감원 특별조사단, 중간 조사결과 및 향후 계획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공매도를 전수조사 중인 금융감독원이 1,000억 원 넘는 규모의 불법 거래를 추가로 발견했다. 현재까지 검사 대상 전체 금융회사에서 불법 행위가 드러났는데, 국내 공매도 법규에 대한 이해 부족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금감원은 6일 '글로벌 IB 불법 공매도 중간 조사결과 및 향후 계획'을 통해 공매도특별조사단 출범이후 총 9사, 2,112억 원 규모의 불법공매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최초 적발한 2사의 불법공매도(556억원 규모)에 대해서는 과징금(265억 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이번 중간 발표에서 추가로 확인된 불법 공매도는 지난 1월 2개사의 위반 규모 확대(628억 원)분과 추가 5개사 388억 원을 합친 1,016억 원 규모다. 국내 공매도 거래의 90%를 차지하는 글로벌IB 14사 가운데 조사를 진행한 7개 전부에서 불법 행위가 드러났다.

감독당국은 글로벌IB들이 한국 공매도 법규에 대한 이해 부족, 내부통제 시스템 미비, 운영자의 과실 등 다양한 사유로 인해 무차입공매도를 발생시킨다고 봤다. 전담조직을 설치해 공매도 위반행위에 대한 면밀한 감시와 집중적인 조사에 들어간 배경이다.

주요 혐의를 살펴보면 우선 외부대여나 담보제공으로 처분이 제한된 주식에 대하여, 반환이 확정되기 전 매도주문을 내 무차입 공매도가 생긴 경우가 드러났다. 요청수량보다 적은 주식을 차입하거나, 차입되지 않은 주식에 대해 충분한 수량이 있다고 착오하고 매도주문을 제출한 사례도 확인됐다.내부부서 간 주식대차 과정에서 이미 대여된 주식을 타 부서에 매도하는 등 소유주식을 중복계산함에 따라 과다계상된 잔고를 활용한 점도 문제시됐다. 차입수량을 잘못 입력하거나, 잔고를 확인하지 않고 주문을 제출하는 등 수기입력 과정에서도 무차입 공매도가 발생했다.

조사 과정에서 금감원은 해외소재 글로벌 IB에 대한 실효성 있고 신속한 조사를 위해 각국 금융당국과의 조사협력 및 공조가 필요하다고 봤다. 이에 실무협력채널을 마련하는 한편, 반기별 화상회의를 실시하는 등의 협의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보는 "현재까지 위반이 확인된 글로벌 IB에 대하여 추가 조사가 완료되는대로 신속히 제재절차에 착수하는 한편, 나머지 IB에 대해서도 신속히 조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울어진 운동장 해소 및 공매도 전산화 등 공매도 제도 개선을 차질없이 수행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승완기자 psw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