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판매점검원들에 무슨일이…민주노총에 뿔난 MZ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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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생활가전 렌탈업체 코웨이의 판매점검원(코디·코닥)들이 소속된 복수노조인 민주노총 노조와 'MZ노조'로 알려진 바른노조 사이에 갈등이 불거졌다. 바른노조가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소속 노조를 ‘어용’이라고 비판하는 이례적인 상황이다.
7일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 소속 바른코웨이노조에 따르면 이 노조는 최근 전국민주노동조합 서비스연맹 산하 코웨이코디코닥지부에 2022년 11월 회사측과 체결한 단체교섭의 구체적인 협상 내용을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2022년 단체교섭에 따라 지난 3월 작성한 위임계약서에 받아들일 수 없는 독소조항이 포함됐다는 이유에서다. 김태호 바른코웨이노조위원장은 “회사 측이 현장 코디·코닥에게 생활가전 점검 말고도 렌털상품에 대한 마케팅 업무를 하게 한 조항을 요구했음에도 교섭권이 있는 민주노총이 일방적으로 이를 받아들였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김 위원장은 또 "코디·코닥들에게 불리한 조항이 담긴 위임계약서 작성이 업무용 어플리케이션으로 이뤄지면서 독소조항들 서명이 강제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민주노총과 사측의 교섭안을 ‘밀실 협약’으로 규정하고 지난달부터 3일까지 구로동 코웨이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MZ노조가 민주노총 소속 노조를 겨냥해 1인 시위를 벌였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바른코웨이노조는 교섭권이 없는 코웨이의 소수 노조로 조합원의 수가 100명 안팎이다. 민주노총 소속 코디코닥지부의 조합원 수는 약 2500명 수준이다. 민주노총 측은 ‘바른노조가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코디코닥지부가 그동안의 단체교섭으로 이뤄낸 성과가 더 크다는 입장이다. 코디코닥지부 관계자는 “2022년 교섭으로 기존엔 월 단위로 계약을 맺던 특수고용직 코디·코닥들이 회사와 연간 단위로 근로계약을 맺게 되면서 이들의 고용 안정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사측도 노조 간 갈등에 당황하고 있다. 올해 위임계약서는 2021년 민주노총 노조의 파업 이후 수십차례 교섭을 진행해 겨우 만들었는데, MZ노조가 뒤늦게 불만을 제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코웨이 관계자는 “위임계약서 내용을 노조(민주노총)와 오랫동안 협의해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바른노조가 문제삼는 내용도 기존 코디·코닥이 진행하던 렌털 상품 영업 활동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기 위해 추가한 것이고, 업무협의체 등에서 사전 설명, 의견 수렴을 거쳐 문제가 없다는 게 회사 측의 입장이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